팀 쿡, 공개석상서 트럼프 '反이민' 반대…"잡스도 이민자 아들"

입력 2017-02-10 11:51
팀 쿡, 공개석상서 트럼프 '反이민' 반대…"잡스도 이민자 아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항고심에서도 제동이 걸리면서 대법원행이 예고된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석상에서 행정명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쿡 CEO는 8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타운홀 미팅에서 "이민 금지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마켓워치 등이 9일 보도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가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애플은 이민자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도 없었고 우리는 다양성에 기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애플에는 가족을 데리고 미국에 이주한 이민자 출신 직원이 많다며 행정명령이 효력을 얻으면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아무 말도 하자면 이는 동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반이민 조치는)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조치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이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마켓워치는 쿡 CEO가 봉인을 뜯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우리 회사나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이민이 중요하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했다"고 말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이민 사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항소법원의 재판부는 9일 항고심에서 만장일치로 이슬람권 7개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고심 결정이 나오자 트위터에서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법정에서 보자"(SEE YOU IN COURT)고 밝혀 대법원행을 예고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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