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등 안희정, '文대세론' 깨나…민주 경선구도 '출렁'(종합)

입력 2017-02-10 16:11
수정 2017-02-10 17:06
지지율 급등 안희정, '文대세론' 깨나…민주 경선구도 '출렁'(종합)

충청·중도 흡수 安 급상승…"역선택 고려해야, 文 여전히 유리" 분석도

文·이재명 측 "집권 가능성 커져, 환영할 일"…물밑선 긴장감 고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할 복병으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당내 대선 구도는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로 흘러왔지만, 후발주자였던 안 지사가 최근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리며 당내 경선구도가 출렁이는 모습이다.

다만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보수·중도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치러지는 경선구도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는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천7명,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지난주보다 9%포인트 오른 19%의 지지율로 급상승,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10%포인트 격차로 따라붙었다.

이를 두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하차 이후에 안 지사가 충청지역 지지층을 상당수 흡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대연정을 제안하거나 각종 정책에서 '우클릭'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중도층 표심을 끌어당겼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설문 결과를 보면 민주보다는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이 대권 주자로 안 지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 같은 상승세에 주위에서는 '역전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정권교체 대표선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열망이 대세론으로 고착된 것"이라며 "안 지사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지지자들이 옮겨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남의 경우 정권교체를 이룰만한 후보에 '몰표'를 던지는 성향이 강해, 최근 지지율 상승이 표심을 끌어오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런 상승세에 대해 안 지사 측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안 지사 캠프 대변인인 박수현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일회성으로 지지율이 오른 것인지, 안정적으로 20% 선에 도달한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경선은 지지자를 중심으로 치러지는 만큼 여전히 문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문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57%)가 안 지사(20%)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안 지사를 많이 선택했다는 데에 주목, 역선택을 한 응답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경쟁자인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에서는 일단 안 지사의 선전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의원은 통화에서 "안 지사의 뚜렷한 오름세는 환영할 일이다. 민주당 후보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껏 커진 것"이라면서도

이 시장 측 관계자 역시 "안 지사의 부상은 활발한 경선을 위해서라도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캠프 내에서는 안 지사의 급상승세가 경선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는 만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의 경우 이제까지 굳건했던 대세론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근 지지율이 정체된 이 시장 측에서도 당내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양강구도'가 고착될 경우 2위 싸움에서 이 시장의 입지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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