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신생팀 대명, 감독 경질하고도 '쉬쉬'(종합)
송치영 감독, 3년 계약 첫 시즌에 중도 경질…구단 측 "견해 차이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국내 아이스하키 신생 실업팀 대명 킬러웨일즈가 송치영(36)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기완 대명 부단장은 1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달 초 송 감독과 만나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부단장은 경질 배경에 대해 "성적 부진 때문은 아니다"라며 "서로 견해 차이가 있었다"고만 말했다.
송 감독은 3년 계약의 첫 시즌이라도 완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생팀 감독이 초대 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에 중도 경질된 것도 극히 이례적이지만 감독 경질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일주일 넘게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대명 구단이 송 감독에게 '괘씸죄'를 적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송 감독이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 일본 원정 6연전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구단주 서준혁 대명홀딩스 대표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밉보였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위에서 자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얘기 외에는 내가 왜 경질됐는지 이유를 듣지 못했다"며 "아직도 이해가 안 되지만 이제는 이해를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마지막 도전이었고, 비록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코치도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아름답게 헤어지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이 남은 시즌을 잘 치러줬으면 한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를 배운 송 감독은 고려대와 하이원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3년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이원 코치와 2014 고양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표팀 통역, 고려대 코치를 거쳐 대명 감독으로 부임했다.
국내 아이스하키팀 사상 최연소 사령탑인 송 감독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2016-201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9개 팀 중 막내로 뛰어든 대명은 5승을 거두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명은 리그 6경기를 남겨 놓은 이 날 현재 연장 1승 포함 8승(승점 25)을 수확하며 차이나 드래곤(승점 12)보다 한 계단 높은 8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대명은 지난달 중순 하이원과 홈 3연전을 싹쓸이, 창단 첫 3연승을 질주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빙판의 외인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갈 데 없는 선수들을 불러모아 꾸린 전력치고는 의외의 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더군다나 외국인 선수의 기량도 다른 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송 감독은 단시간에 잠재력 넘치는 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시즌 도중 감독을 경질한 대명 구단은 경질 사유에 대해서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대명 구단은 올 시즌 남은 6경기를 감독 없이 치른 뒤 내년 시즌부터는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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