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새 외인 대니 "생각보다 잘해" vs "톤과 비슷"
9일 대한항공과 데뷔전에서 16득점 기록
(천안=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 다니엘 갈리치(29·등록명 대니)의 데뷔전을 지켜본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과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의 평가는 엇갈렸다.
최 감독은 "생각보다 잘했다"고 말했고, 박 감독은 상대 선수라 조심스럽다면서 "교체 선수로는 최상이지만, 톤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2016-2017시즌 외국인 선수를 톤 밴 랭크벨트(33·캐나다)로 시작한 현대캐피탈은 기대 이하의 성적 때문에 고민하다 교체를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니를 데려왔지만, 워낙 교체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대니는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16득점(서브 득점 2, 블로킹 1)에 공격 성공률 46.42%를 기록했다.
그는 V리그에서의 첫 번째 세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2개월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탓인지 움직임은 다소 어색했고, 현대캐피탈 팀 동료도 대니를 완전히 활용하지 못했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약속한 대로 대니가 후위에 설 때마다 목적타 서브를 날렸다.
이때 현대캐피탈 동료들이 나섰다.
리베로 여오현은 대니에게 날아오는 강서브를 대신 받아줬고, 세터들도 조금씩 토스의 위치를 바꿔가며 그의 입맛에 맞는 공을 이으려고 힘썼다.
1세트 3득점에 그쳤던 대니는 덕분에 2세트부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여전히 대한항공의 '강서브'는 대니에게 집중됐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줬다.
대니는 2세트에 5득점을 올렸는데, 이중 서브 에이스가 2점이었다.
하지만 3세트부터는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1, 2세트만큼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했고, 팀도 1-3으로 패해 대한항공과 승점이 10까지 벌어졌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로 도약할 수 있을 거라 봤는데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선수가 흔들리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니의 기량에 대해 "기대보다 잘했다"고 평가한 최 감독 눈에 들어온 건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니는 경기 중 실수가 나올 때마다 동료들에게 깔끔하게 사과했고, 팀 득점에 기뻐하며 큰 몸짓으로 팀 분위기를 띄웠다.
동료가 블로킹 후 코트에 넘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내밀기까지 했다.
최 감독은 "(득점하고 세리머니 한다고) 중간에 너무 뛰어다녀서 '많이 뛰지 말라'고 말할 정도였다. 선수들과 어울리려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고 칭찬했다.
대니를 상대 팀 벤치에서 지켜본 박 감독은 "훌륭한 선수는 아니지만, 좋은 선수인 것 같다"며 "지금 외국인 교체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 대니의 공격이 아직 분석되지 않은 상황인데, 분석된다면 (톤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