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입력 2017-02-09 17:58
[아동신간]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쿵푸 아니고 똥푸·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 프랑스의 참여주의 작가 디디에 데냉크스가 나치 시대 한 독일 가정의 이야기로 올바른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1933년 3월 어느 날 엄마와 아빠가 말다툼을 한다. 아빠는 히틀러만이 경제를 되살리고 일자리를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얼마 뒤 치러진 선거에서 히틀러의 나치당이 정권을 차지한다. 아빠가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한 히틀러는 정당을 해산하고 유럽 전역의 유대인들을 학살한다. 아빠는 느닷없이 군대에 끌려간다. 다섯 살 꼬마인 화자는 아빠에게 따지듯 묻는다.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봄나무. 페프 그림. 정미애 옮김. 44쪽. 1만2천원. 초등 고학년.

▲ 쿵푸 아니고 똥푸 = 어린이 방송프로그램 제작 일을 해온 차영아 작가가 서툴지만 마음 착한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를 그린 단편동화 3편을 엮었다.

표제작 '쿵푸 아니고 똥푸'는 슬프게 시작해 멋지게 끝나는 이야기다. 수업시간 바지에 똥을 싸버린 탄이. 앞으로 친구들에게 '똥장군'이라고 놀림받을 걸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돈다. 낙담한 탄이 앞에 똥푸맨이 똥 근육을 자랑하며 나타난다. 똥푸맨은 우주 최고의 무술인 똥푸를 전수하고 똥의 위대함을 설파한다. 스파이더맨·배트맨·파워레인저가 악당을 물리치는 노하우는 출동하기 전 똥을 싸는 것이었다.





언제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찾아오겠다는 똥푸맨의 약속에 탄이의 마음이 풀어진다. 친구들에게도 똥의 위대함을 당당히 알리고 변기에 앉아 똥푸맨이 알려준 주문을 왼다. "멸치, 돼지, 두부, 깻잎이여! 당신의 몸과 마음을 나에게 다 주었으니 나는 힘을 낼 거야. 또오오오오옹푸!"

'오, 미지의 택배'에서 사랑하는 개 봉자를 잃은 미지는 하늘 끝까지 달려가 봉자를 만나고 온다. '라면 한 줄'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임무를 맡고 삼겹살집에 특파된 어린 쥐의 모험담이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세상이 이렇게만 되어라, 라고 주문을 외우는 마음으로 어린이들에게 읽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라고 평했다.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한지선 그림. 96쪽. 1만원. 초등 저학년.

▲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힘 = 중력이 없어진 세상을 가정해 중력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그림책.

책은 액자식 구성이다. 누군가 보고 있던 이 책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중력이 사라지는 마법이 시작된다. 바나나와 종이컵, 자동차까지 멀리 날아가고 달도 지구에서 멀어진다. 세상의 모든 물체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은 중력을 되살리는 것. 중력을 정의와 영향을 설명하는 문장들은 시처럼 짧고 강렬하다.

봄의정원. 제이슨 친 글·그림. 윤정숙 옮김. 32쪽. 1만2천원. 초등 저학년.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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