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면조사 거부 아니다"…일정 재조율 방침(종합)

입력 2017-02-09 17:25
靑 "대면조사 거부 아니다"…일정 재조율 방침(종합)

비공개 원칙 고수…'다음주 초 靑위민관' 카드 제시할 듯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 청와대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특검과 신뢰가 형성되면 가급적 빨리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면조사를 거부하려 한다는 관측은 맞지 않고, 일정이 조율되면 떳떳하게 응할 것"이라며 "특검과 다시 협의해 가까운 날에 열리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 변호인은 대면조사 일정이 언론에 사전에 유출됐다며 특검에 강력항의했으며, 이에 따라 애초 이날로 예정됐던 대면조사는 무산됐다. 이를 두고 특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작년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에 응하지 않은데 이어 특검 대면조사도 회피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어 일정 유출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특검 조사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특검이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합의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없고 공개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9일로 예정된 대면조사를 거부한다고 특검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과 관련해선 별도로 대응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일정 유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이미 확실히 전했고, 특검도 이 문제를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본다"며 "특검 브리핑과 관련해 따로 대응할만한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 내부에서 "대면조사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흘러나온 데 대해서도 한 참모는 "담담하게 서로 일정을 조율하면 될 일"이라고 받아넘겼다.

청와대는 대면조사 일정과 관련해 내주 초·중반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금주 내 조사를 강조하는 특검과 다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검팀이 이날 '대면조사 비공개' 원칙도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데 대해 청와대는 '위민관 등 경내에서 비공개로 대면조사를 진행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특검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단과 접촉하면서 법률적 대응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면조사 전까지 별다른 공개일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면조사 이후에는 언론간담회 등을 통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나 헌법재판소 출석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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