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고장에 항공안전 '빨간불'…정부, 특별대책 시행
진에어·아시아나 하루새 고장 3건…승객 불안 커져
(세종=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하루 새 국적 항공기가 세 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항공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특별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진에어와 위탁정비사인 대한항공[003490]을 대상으로 '타겟팅 점검'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타겟팅 점검은 항공기의 고장 데이터를 분석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항공사나 기종, 계통 등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고 중점 개선하는 절차다.
국토부는 이번 점검에서 안전에 중요한 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의 정비 체계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또 항공사가 정비인력의 자격 요건, 교육 시간, 교육 항목 등 정비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한다.
진에어와 같은 날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이미 지난해 타겟팅 점검을 벌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9월부터 약 3개월 사이 연기 경보장치 오류에 따른 회항이 4건이나 발생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타겟팅 점검 이후 정비 체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이번에 추가로 조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정부는 '항공기 회항·화재(연기) 근절방안'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항공사, 학계 등 전문가와 함께 연료펌프, 항법장치와 같은 회항·화재 관련 항공기 품목을 정리하고 고장이나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기술적 조치를 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부품별 작동 원리와 성능 특성에 따라 부품 강제교환, 정비주기 단축, 실시간 성능감시, 전담 관리자 배치, 외주 정비업체 변경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다소 포괄적이던 항공안전 감독은 더욱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개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조직·인력·시설·규정 등을 포괄적으로 점검했으나 이런 방식이 항공 고장을 줄이는 데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항공기 지연·결항 문제를 해결하도록 항공사의 전문 정비기술능력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0시 40분께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인천행 진에어 여객기 LJ004편(B777-200)의 객실에 연기가 퍼지면서 승객 392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 엔진이 작동하기 전 보조동력장치에서 새어 나온 윤활유가 전기장치 열기로 인해 기화했고, 이 연기가 일부 객실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항공기는 보조동력장치를 교체한 뒤 같은 날 오후 9시 54분께 필리핀 클라크 필드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했으나 이륙하자마자 화재 경고등이 오작동하는 등 문제를 다시 일으켜 1시간여 만에 회항했다.
이에 앞서 오후 9시 5분께 인천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이 OZ743편이 엔진 이상으로 인천공항 상공을 맴돌다 2시간 30분 뒤 비상 착륙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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