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장관 새 임무는 "트럼프 '고열' 내리기"

입력 2017-02-09 11:48
수정 2017-02-09 14:12
매티스 美국방장관 새 임무는 "트럼프 '고열' 내리기"

취임 첫 행보는 우방 불안감 달래기·불안감 해소

분쟁지 근무로 대외 경험 풍부… 외교 역할에는 부정적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제임스 매티스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자극성 발언 등으로 우방에 불안감을 조성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방수'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달 20일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 분야 최고 책임자로 입성한 매티스 장관이 한국, 일본 등 우방의 '트럼프 불안감'을 완화하는 역할에 주력해왔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티스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선택한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생겨나기 시작한 대외정책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동맹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한국 방문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해 강경책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양국 관계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방문에서도 매티스는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일본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티스 장관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데릭 촐릿은 우방들이 매티스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티스의 발언을 통해 트럼프가 유세 기간 밝힌 공약대로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미국이 유지하는 기존의 대외정책 틀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인지 단서를 발견하는 데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관련성이 아예 없거나 적다면 우방은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사병에서 출발한 후 펜타곤 주인 자리까지 오른 매티스가 중요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굳건한 입지를 마련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전투에서 잔뼈가 굵은 '야전형 군인' 출신으로 역시 거침없는 발언으로 종종 물의를 빚어온 매티스에게는 '조용한' 외교관 역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인 견해에 과감하게 이견을 밝히기도 한 매티스는 대외정책 경험자가 거의 없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중요한 인물로 이미 부상했다.

'권력 서열 2위'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보좌관과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등 트럼프의 최측근 인사들과 달리 매티스는 평생 군과 안보 분야에서 근무해온 '베테랑'이다.

매티스는 북한의 야심적인 핵무기 개발과 이란의 미사일 문제에 대해 백악관 고위 인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이들과는 다른 점이 많다.



나토 우방에 대한 친밀성은 아프가니스탄과 1차 걸프전(1991년)을 거치면서 형성됐다. 특히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을 지내면서 매티스는 테러와 중동 지역에서의 이란 움직임 등과 관련해 아랍권 우방과 긴밀하게 논의했고, 2011년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도 관장했다.

더구나 이란에 대한 공격적인 시각은 1983년 레바논 주둔 미 해병대 막사 폭발사건 이후 형성(이 사건이 이란의 사주와 지원을 받은 세력의 소행이라는 시각)됐다. 이란에 대한 이런 시각으로 매티스는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2013년 CENTCOM 사령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 연구원은 "매티스 장관은 군 최고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드러나게 의견 대립하지 않으면서도 우방을 안심시키는 방법을 터득했으며, 이는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라고 풀이했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