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미일정상회담 위해 오후 출국…트럼프 별장서 골프회동도
미일동맹 재확인·통상마찰 차단용 선물보따리 잔뜩 준비
日 "트럼프 별장 초대는 일본 환대 표현" 고무…'지나친 밀월' 비판은 부담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그는 10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일동맹 강화 방안, 북한 및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경제·통상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한 뒤 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라라고'로 이동한 뒤 다음날에는 골프 라운딩도 함께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일련의 일정을 통해 미일 정상간 신뢰관계를 한층 돈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의 한 요인으로 미국측이 비판하는 일본의 금융완화정책에 대해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지 엔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경제계가 대미 투자 등을 통해 미국의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하며 경제적 연대 강화가 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용 창출 중시 정책에 맞춰 미국내 인프라 투자와 이를 통해 70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미일 성장 고용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방침이다.
안전보장 분야에서는 트럼프 정권에서도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국간 유대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합의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 중국의 남·동중국해 군사거점화 등에 대해 미일이 공동대응한다는 데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오키나와(沖繩)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제5조 적용 범위라는 점을 직접 언급할지가 주목된다.
미일안보조약 5조는 일본의 행정력이 미치는 영역에 대한 무력공격을 받을 때 일본과 미국은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도록 행동한다는 내용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함께 한다.
아베 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은 물론 총 5차례 식사를 함께 하는 방안으로 양국 사이에 최종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는 아베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 대우로, 그가 일본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일본내 정치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미일 정상이 지나치게 '밀월'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아베 총리로서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당초 27홀에 걸쳐 예정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 라운딩은 18홀로 조정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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