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 가출한 아들로 속썩는 두테르테 "집에 가라" 거듭 촉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바람나 가정을 팽개친 막내 아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마약사범 등에 가차 없는 응징으로 '징벌자'(punisher)란 별명까지 지닌 두테르테이지만, 자식 문제는 마음대로 못하는 실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9일 ABS-CBN 방송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달 초부터 공개연설을 통해 막내 아들 세바스티안(29)의 귀가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지난 2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을 하다가 "내 막내아들은 얼간이다. 그는 더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막내아들 세바스티안이 두 자녀를 챙기는 대신 필리핀 유명 배우인 엘렌 아다나(29)와 염문을 뿌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공개연설 중 "아버지를 못 보는 손주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는 세바스티안이 연락을 받지 않는 탓에 부득이 언론매체를 이용하게 됐다면서 "성공한 다른 자식들과는 이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첫 부인과의 사이에서 파울로(42)와 새러(39), 세바스티안 등 세 자녀를 뒀고, 이후 재혼해 막내딸 베로니카(14)를 얻었다.
장남인 파울로와 장녀 새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다바오에서 번갈아 가며 시장을 지내는 등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바스티안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나는 2월 1일부터 다른 집에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필리핀 아테네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다른 형제들처럼 로스쿨에 입학했으나 곧 학업을 포기했다. 그는 이후 서핑 등 취미생활을 하면서 숱한 여성들과 염문을 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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