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트럼프 '막말'에 노한 호주, 미국 대신 중국과 손잡나"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의 불화설이 나도는 가운데 호주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이 양측 불화의 틈을 비집고 호주의 최고 우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8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전날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간 외교전략회담 내용을 소개하며 "양국관계가 이보다 좋을 수없다"는 비숍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두 국가 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비숍 장관은 미국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중국이 참여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회담 후 호주 여론에 중국을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기조가 나타났다며 "트럼프 시대에 호주는 중국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시대에 호주는 중국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호주 관료들은 중국 동료와 손잡고 트럼프가 가져올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발(發) 위협 외에도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중국이 추진하는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호주의 교역 순위는 중국이 1천500억 호주 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 700억 달러, 미국 600억 달러 순이라며 중국이 호주의 최대 무역 동반자임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중국 내 전문가들은 호주가 미국을 외면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일축했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롱 부원장은 "지금 호주 여론에서 불고 있는 중국 중시 기조는 일종의 감정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과 호주 양국 지도자의 전화통화 불화로 인해 현지 언론에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앞으로도 미국과 견고한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외교 정책에 변화로 인해 호주가 좀 더 현실적으로 변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호주 전문가도 "호주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에 의지하면서 미중간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호주는 군사, 안보 등 영역에서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호주 수교 45주년을 맞아 양국은 오는 20일 베이징에서 장관급 경제회담을 열 계획이며, 3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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