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와 직통라인 구축위해 직계가족에 구애 전략 구사

입력 2017-02-08 13:35
中, 트럼프와 직통라인 구축위해 직계가족에 구애 전략 구사

"주미 중국 대사, 트럼프 사위 쿠슈너와 광범위하고 긍정적인 대화 지속"

맏딸 이방카의 중국대사관 춘제 행사 참석도 쿠슈너와 접촉 결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중국 매체들이 떠들썩하게 보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의 주미 중국대사관 주최 춘제 행사 참석은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가 막후에서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접촉한 결과라고 블룸버그뉴스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쿠슈너와 추이는 그동안 미·중 관계에 관해 광범위하게 비공식적인 대화를 계속 가져온 사이이며, 그 대화는 긍정적이라고 익명의 백악관 관리가 이 매체에 밝혔다.

세계 각국이 미국의 새 행정부에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접근법은 최고위층, 즉 트럼프의 직계가족으로 직행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고조되는 미국과 무역전쟁이나 군사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 국무부 같은 전통적인 외교통로를 우회해 트럼프와 직통선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 중 한 사람인 쿠슈너가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라도 중국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미국과 홍콩 언론들의 보도로 이미 알려졌다.

쿠슈너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8일 후인 지난해 11월 16일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초청으로 화려한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쿠슈너는 뉴욕에서 추진 중인 고층건물의 재건축 사업의 자금 부족 문제를 호소하면서 우 회장의 투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의 장녀의 사위이기도 하다.

쿠슈너와 우샤오후이의 만찬은 개인적 사업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 후 주미 중국 대사와 쿠슈너간 지속적인 대화의 출발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쿠슈너는 이미 캐나다, 멕시코 등과의 외교 문제에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임 외교활동도 그의 행동반경에 포함된 것이다.

중국의 트럼프 가족 직행 전략은 아들 부시 행정부 때 전례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1970년대 미·중 공식 수교 전 베이징 연락사무소장을 지낸 인연으로 중국 지도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도 미·중간 가교 역할을 했다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설명했다.

와일더는 "백악관과 (중국 수뇌부 거처인) 중난하이(中南海)간 매우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맏딸 이방카의 주미 중국대사관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과의 개인적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기에 중국 지도부는 극히 만족"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소의 롼쭝쩌(阮宗澤) 부소장은 중국의 트럼프 가족 구애 전략은 두 강대국 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중국의 큰 전략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외교 채널 외에도 "건전한 상호작용을 유지할 다른 기회들"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지난달 9일 트럼프를 면담한 것도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큰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험하고 시도하는" 다양한 방도의 한 가지였다고 중국 외교학원의 국제관계연구소 왕판 소장은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시도가 트럼프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진용이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방카-쿠슈너 부부의 트럼프에 대한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트럼프 최측근 진용엔 여전히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 등 대중 강경론자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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