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성추행 같은 외교관 일탈 막자…정부, 제도개선 착수
외교부, TF 설치해 재외공관 복무기강 확립 방안 마련 나서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최근 대표적 '나라망신' 사례로 꼽히는 '칠레 주재 외교관 성추행'과 같은 재외공관 근무자의 일탈을 막기 위해 외교부가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재외공관 복무기강 확립을 위한 부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최근 1차 회의를 했다.
업무 감시의 '사각지대'인 재외공관에서 이뤄지는 일부 외교관의 일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가 논의의 초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외교부는 재외공관 복무 기강 수립과 관련한 민간의 시각을 반영키 위해 외부 전문가에 컨설팅을 의뢰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문제가 된 비위 사례와 각종 통계를 외부 전문가에게 알려주고 조언을 구하는 등 재외공관에 대한 '맞춤형' 기강 확립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성(性)적인 문제 등 재외공관 근무자들의 일탈을 막고 복무 기강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전반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 '국가대표'로 주재하는 외교관의 일탈은 드러날 경우 국격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공무원들의 일탈과는 차원이 다른 만큼 예방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칠레 사건을 계기로 제기됐다.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며 공공외교를 담당한 박모 참사관은 지난해 현지인 10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을 해 큰 파문이 일었다. 박 참사관은 이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말 파면됐다.
또 중동 지역에 주재하는 한 현직 대사가 대사관 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작년 12월 감봉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칠레 사건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불미스러운 행위가 저질러진 데 대해 외교부 장관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분명하고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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