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책 좀 읽으세요'…'백악관 책으로 뒤덮자' 운동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책을 보내자는 운동이 출범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활동가 그룹이 페이스북에서 제안한 이 운동의 명칭은 '밸런타인데이에 백악관을 책으로 매장하자'다.
연인끼리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 백악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책을 보내자는 운동으로 '책읽는 사람이 곧 지도자'(Readers are Leaders)라는 단체에 속한 작가와 교육자들이 시작했다.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려는 취지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을 골라 책에 적힌 글 일부를 적은 뒤 백악관으로 보내면 된다.
CNN 방송은 약 1천 명이 이 행사에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책을 페이스북에서 공유했다고 소개했다.
동화 작가 닥터 수스의 자연 보호 애니메이션 '더 로랙스', 유대계 작가 엘리 위젤의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회고록인 '밤'(Night), 20세기 초반 미국 정육 산업의 부패와 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을 탐사 저널리즘으로 고발한 업턴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 등이 백악관에 보내고 싶은 책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반(反) 유대주의를 주장하는 백인 국수주의자 측근들을 멀리하기를 바라며 무자비한 이윤추구라는 자본주의 '친기업적' 성향도 바꾸기를 기대한다는 취지에서다.
백악관에 따르면, 대통령과 그 가족 앞으로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최대한 막지만 도착한 물건을 받기는 한다고 한다.
백악관은 철저한 보안 검색으로 선물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선물 전달도 지연될 수 있다면서 개인 소장품 등을 되도록 백악관에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전체주의와 독재자 얘기를 다룬 '디스토피아'(dystopia·반(反)이상향) 고전이 잘 팔리는 기현상을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기회가 있을 때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자서전인 '협상의 기술'과 '정상에서 살아남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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