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검찰, '230억 뇌물수수' 혐의 톨레도 전 대통령 구속 추진
고속도로 건설 입찰서 영향력 행사·돈세탁 혐의…톨레도, 전면 부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 사법당국이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수주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추진하고 나섰다.
파블로 산체스 페루 법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RPP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톨레도 전 대통령의 혐의가 심각하고 중대하다"면서 "재판 전에 용의자의 보석을 허가하지 않고 구속하는 '예방 구금'을 오늘 중에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페루 검찰이 전날 밤 톨레도 전 대통령에 대해 브라질 건설업체 오데브레시가 참여한 입찰 과정에 불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돈세탁을 한 혐의로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에 취해진 조처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페루 대통령을 역임한 톨레도는 브라질 북부 아크리 주와 페루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입찰을 따내기 위해 오데브레시가 준 2천만 달러(약 230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돈세탁 공범 혐의로 호르헤 바라타 전 오데브레시 페루 법인 이사와 톨레도 전 대통령의 친구로 뇌물수수를 주도한 혐의로 호세프 마이만에 대한 수사도 개시했다.
페루 검찰은 지난 4일 오데브레시의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톨레도 전 대통령의 자택을 5시간 동안 압수수색한 바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련 회의 참석차 부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톨레도 전 대통령은 페루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뇌물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미국 언론은 오데브레시와 브라질 석유화학 회사 브라스켐이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35억 달러(4조2천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검찰은 두 회사가 세계 10여 개국에서 약 100건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7억8천800만 달러(8천954억 원)의 뇌물을 공무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중남미 국가들이 조사에 착수했으며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등은 오데브레시의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등 제재를 잇달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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