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승부조작 알고도 트레이드' NC구단 기소 고심
사기 혐의 적용여부 법리 검토 중…주내 결정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국내 첫 구단 트레이드 사기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기소 여부를 놓고 검찰이 고심하고 있다.
NC 구단은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상대 구단을 속인 혐의를 받는데, 이는 일반 거래와 달라 단순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지검은 8일 "NC 구단의 사기 혐의에 대한 법리 검토 중"이라며 "이번 주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NC 구단은 소속 선수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알고도 현금 트레이드로 이 선수를 KT위즈 구단에 보내고 10억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14년 7월 프로야구 경기에서 볼넷을 주는 대가로 현금 3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이성민(27) 선수를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NC 구단 소속이던 이 선수는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10억원에 KT위즈 구단으로 트레이드됐다. KT 구단은 이 선수를 특별지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NC 구단이 이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KT 구단에 넘긴 것으로 보고 NC 구단 단장 배모(48)씨와 운영본부장 김모(4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트레이드가 일반 거래와 달라 단순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트레이드는 선수가 새로운 구단에 가서 전 구단에 있을 때처럼 잘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는 일종의 도박이기 때문에 전 구단이 새로운 구단에 선수의 신상을 일일이 알릴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를 속였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논리대로라면 NC 구단은 이 선수의 승부조작에 대해 KT 구단에 알릴 의무가 없어 형사처분이 어렵다.
그러나 검찰은 KBO 규약을 들어 NC 구단에 사기 혐의를 적용하는 데 자신하고 있다.
KBO 규약은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이용행위'를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구단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면 총재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보고하지 않으면 구단은 경고, 제재금 부과, 제명 등의 처분을 받고 이를 숨긴 채 다른 구단에 선수를 양도하면 이적료 등을 배상해야 한다.
검찰은 이 같은 규약 등을 토대로 NC 구단에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검찰 관계자는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상대 구단을 속인 혐의를 받는 국내 첫 사례다 보니 법리적으로 검토할 내용이 많다"며 "건전한 프로 경기 조성 차원에서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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