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비자금' 연루 백만장자 제트기, 싱가포르서 압류돼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싱가포르 당국이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의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백만장자 금융업자 조 로우의 개인 제트기를 압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양국 언론은 조 로우의 소유로 알려진 '봄바디어 글로벌 5000' 제트기가 붉은 색 압류 딱지가 붙은 채 싱가포르 셀레타르 공항에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경찰과 셀레타르 공항 운영사인 창이공항그룹(CAG)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 확인을 거부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인 조 로우는 나집 총리의 지시로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미국 법무부는 작년 7월 1MDB 횡령 자금으로 조성된 10억 달러(1조1천억 원) 상당의 자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개시하면서, 조 로우와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를 배후 인물로 지목했다.
싱가포르 당국이 압류한 것으로 알려진 봄바디어 글로벌 5000 제트기도 미국 법무부가 압류 대상으로 지목한 자산 중 하나다.
조 로우는 캐나다의 봄바디어 에어로스페이스 사(社)가 제작한 해당 여객기를 2010년 3천537만 달러(404억5천만 원)를 들여 사들였다.
나집 총리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도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 등에서 발견된 뭉칫돈을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합법적 정치기부금이라고 판정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럼에도 자금세탁처로 이용된 미국과 스위스, 싱가포르 등은 국제 공조수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 당국은 작년 7월에는 2억4천만 싱가포르달러(약 2천억 원) 규모의 1MDB 관련 자산을 압류했다. 당시 압류된 자산의 절반 이상은 조 로우와 친인척의 명의로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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