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집권다수' 공동 총리후보 피선…전열 정비(종합)

입력 2017-02-07 01:29
메르켈 '집권다수' 공동 총리후보 피선…전열 정비(종합)

기민·기사당 갈등 조절하며 '슐츠 효과' 사민당에 맞서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9월 총선에서 자신이 당수로 있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뿐 아니라 자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의 공동 총리후보로 나서는 것이 공식 결정됐다.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당수는 6일(현지시간) 이 정당의 텃밭인 바이에른주(州) 뮌헨에서 메르켈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양당 지도부 회합을 열고 이같이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작년말 총리직 4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임기 2년의 기민당 당수로 재선출된 바 있다.



독일 언론은 메르켈 총리의 개방적 난민정책을 가장 앞장서 비판하며 억제와 통제의 방향으로 변화를 강제한 제호퍼 당수가 메르켈 총리와 화해를 모색하고 나선 것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다만, 이날 역시도 기사당이 연간 20만 명 규모로 난민 수용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이른바 난민상한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메르켈 총리는 상한선을 제시하고도 지키지 못하면 신뢰만 깨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난민상한제를 거부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그렇지만, 양당이 함께 같은 뜻을 모아 다뤄나갈 문제를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며, 총선 때까지 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하원 원내 단일세력인 기민-기사당 연합은 맞수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최근 선전에 위기를 느끼며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민당은 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마르틴 슐츠 총리후보를 내세워 기민-기사당 연합을 맹추격하고 있다.

사민당은 앞서 총리후보가 될 가능성이 컸던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가 자신의 당수직과 총리후보직을 모두 슐츠에게 양보하고 경제에너지부 장관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대연정 내 각료 자리도 옮겼다.

독일 전문 여론조사기관이 이날 내놓는 정당지지도에서 사민당은 31%를 찍으며 기민-기사당 연합을 추월하기까지 하는 등 인기를 만회하고 있다.

사민당은 특히 슐츠 대(對) 메르켈의 직접 대결에서 슐츠가 메르켈을 오히려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크게 고무된 듯한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그러나 독일 언론과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선 메르켈 총리의 잠재력이 여전히 엄청나고 슐츠의 초반 등장에 따른 '반짝 효과'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흘러야 상황이 좀 더 분명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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