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반사이익 노려볼까"…伊, EMA 밀라노 유치 TF구성

입력 2017-02-06 19:09
"브렉시트 반사이익 노려볼까"…伊, EMA 밀라노 유치 TF구성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영국 런던에 있는 유럽의약품청(EMA)의 밀라노 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범 정부 차원에서 소매를 걷어붙였다.

6일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수 년 내 영국 런던에서 다른 EU 국가로 이전해야 하는 EMA의 유치를 위해 최근 전담팀(TF)을 발족하고, 예산을 배정했다.

마우리치오 베르나르도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와 학계, 제약 전문가, 비영리단체 등이 망라된 100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전담팀이 향후 밀라노와 로마 등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EMA의 밀라노 이전에 필요한 제안과 계획을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 작업을 위해 5천만 유로(약 611억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1995년 창설된 EMA는 EU내 의약품 평가와 인증 작업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의사, 제약사, 생물학자 등 전문가 900명을 상주 직원으로 두고 있고, 비상주 협력 직원도 3천 명에 달한다.



유럽에서 독일과 함께 2대 의약품 생산대국으로 꼽히는 제약 강국 이탈리아는 EMA를 자국 내 금융·경제 중심지인 밀라노에 유치함으로써 제약 산업과의 상승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앞서 밀라노가 속한 롬바르디아 주의 로베르토 마로니 주지사는 2015년 밀라노 엑스포 시설에 EMA와 함께 생명 공학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원 등을 유치해 밀라노 일대를 유럽 최고의 생명과학 중심지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밀라노 외에 EMA 유치 의사를 밝힌 도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리용 등이 있다.

한편, 밀라노 시는 EMA와 함께 역시 런던에 있는 유럽은행감독청(EBA)도 밀라노로 옮겨와 유럽의 금융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세웠으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 경쟁 도시의 위세가 워낙 강해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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