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반기문 지지표' 어디로…최대 수혜자는 황교안
안희정, '충청권 대망론' 힘입어 수혜자 2위에 올라
반기문 불출마로 이득 볼 주자도 황교안·문재인 順
潘과 지지층 겹쳤던 안철수·유승민 반사이익은 '저조'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최대 수혜자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특히 반 전 총장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할 대선주자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가장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주자에서도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와 KBS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인 지난 5일부터 이틀 간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2천16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따르면 반 전 총장 대신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황 권한대행은 36.6%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이 설문은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반 전 총장을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어서 반 전 총장 지지표가 누구에게로 옮겨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황 권한대행 다음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10.6%를 얻어 2위에 올랐고, 다음으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8.4%),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6.1%),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6.0%),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2.7%),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2.0%) 순이었다.
황 권한대행이 반 전 총장의 최대 수혜자에 오른 이유는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갈 곳을 잃은 새누리당 지지층, 50대 이상, 영남권 유권자 등 '전통적 보수층'이 상당수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새누리당 지지층의 절반을 훌쩍 넘는 66.3%가 황 권한대행을 지지한다고 응답했고, 연령대별로 50대의 41.0%, 60대 이상의 43.0%가 황 권한대행을 지지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PK) 응답자의 46.2%, 대구·경북(TK)의 37.5%, 강원·제주의 52.4%가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반기문 수혜자' 2위에 오른 안희정 지사는 충청권에서 28.0%의 지지율을 얻어 반 전 총장에게 몰렸던 '충청권 대망론'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28.8%로 안 지사와 오차범위에 있었다.
안 지사는 연령대별로 20대(17.6%)와 40대(16.3%)에서 강세를 보였고, 정당별로는 국민의당 지지층(28.6%)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당초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인한 지지율 상승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 전 총장 지지자 중 유 의원과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6.1%, 6.0%에 불과했다.
유 의원과 안 전 대표는 각각 중도보수, 중도진보의 이미지가 강해 '진보적 보수주의'를 표방한 반 전 총장 표심을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문 전 대표(8.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제한적 효과에 머문 것이다.
이런 흐름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누가 가장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 문항에 대해 응답자의 22.8%는 황 권한대행을 꼽았고, 문 전 대표도 21.9%의 응답률로 오차범위에 있었다.
황 권한대행은 마음 줄 곳을 잃은 보수 진영에서 반 전 총장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문 전 대표는 강력한 경쟁자인 반 전 총장이 낙마함으로써 대세론을 공고히 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각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문항에서 안 지사는 14.9%로 3위에 올랐다.
반면 유 의원과 안 전 대표를 꼽은 응답자는 각각 5.2%, 5.0%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nesdc.go.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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