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보수성향 시국강연회, 4·3 유족회 등과 마찰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에서 6일 열린 한 시국강연회에서 보수성향 참가자들과 4·3 유족회 관계자 등이 고성을 주고 받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때 소동을 빚었다.
'하모니십연구소'는 이날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항일기념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해온 서경석 목사가 참여하는 '자유·법치 사회 회복을 위한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이날 시국강연에 반대하던 4·3 유족회 등 3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강연 내용을 모니터링했고, 일부는 강연장 뒤에서 '항일정신 산교육장에 이념논쟁 웬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반면 이날 강연에 참석한 보수단체 관계자 등은 서 목사의 강연이 시작되기 전 태극기를 흔들며 군가를 부르고, '종북좌파 몰아내자', '헌정질서 파괴 국회 해산'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쳤다. 또 일부는 강연에 반대하던 인사들에게 다가가 "강연장에서 나가라"고 외치며 충돌했다.
다행히 더 이상의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고, 1시간가량 강연도 끝까지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하모니십연구소 측의 항일기념관 대관 신청 사유는 스마트폰 활용법 강연과 정신교육이었다.
강연에 앞서 제주도는 공문을 통해 "정치적 목적의 시국강연은 항일기념관 조성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해서만 강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최 측은 시국강연을 강행했다.
한편 제주도 내 10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행사에 앞서 성명을 내고 "극우세력은 항일정신 왜곡하는 탄핵반대 강연회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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