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밤하늘의 별이 된 인텔 드론 300대

입력 2017-02-06 16:19
슈퍼볼 밤하늘의 별이 된 인텔 드론 300대

레이디가가 공연 때 드론 춤추듯 움직여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1억명 넘는 사람이 즐기는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에서 드론 군단이 처음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서 가수 레이디가가가 등장했을 때 밤하늘에는 붉고 푸른 별이 춤추듯 했다. 인텔의 드론 300대는 휴스턴의 스카이라인을 수놓은 별에서 펄럭이는 미국 국기로 바뀌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와 와이어드 등에 따르면 '슈팅 스타', 즉 유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텔의 드론은 한 사람 또는 한 대의 컴퓨터에 의해 조종된다. 인텔은 10만대 넘는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드론의 항로를 소프트웨어로 설정해 충돌 위험을 없앤다.

각각의 드론은 중앙 컴퓨터와 무선 교신한다. 컴퓨터는 각 드론의 배터리 수준과 GPS 신호 세기를 확인한다. 어떤 드론이 쇼 도중 불안정해지면 대체 드론을 몇 초안에 투입할 수 있다.

이 드론의 무게는 배구공과 비슷한 280g에 불과하다. LED로 40억가지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외부는 만약의 사태에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으로 돼 있다.

인텔의 엔지니어들은 슈퍼볼 공연을 지난해 12월초부터 준비해왔다.

슈팅스타 드론이 TV 중계 행사에 이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드론은 최근 디즈니월드 쇼에 쓰인 적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1명이 작동하는 500대가 동시에 날아 이 분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슈퍼볼 경기가 열린 휴스턴 NRG 스타디움은 반경 34.5마일 이내의 드론 비행이 금지됐다. 8만명이 모인 이 경기장이 아니더라도 미국 어디에서든 드론은 비행 고도 등에서 연방항공청의 규제를 받는다.

인텔은 이 때문에 며칠 전에 슈퍼볼 드론 쇼를 녹화했다. 레이디가가가 화려한 드론을 배경으로 쇼의 막을 올린 다음 지붕에서 아래로 내려갈 때는 드론이 따라가지 않는다.

와이어드는 시청자들이 이런 드론 쇼를 본 것은 아마도 처음이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면서 드론이 엔터테인먼트 목적 외에도 수색과 구조, 농업 등 여러 분야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드론을 이용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누릴 날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이날 슈퍼볼 하프타임 때 인공지능 음성비서(알렉사) 기술을 탑재한 '에코' 광고에서 드론 배달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TV 앞에서 한 남자가 손가락을 빨아가며 볼에 담긴 칩을 먹자 째려보던 옆의 여자가 '알렉사, 프라임에어에서 도리토스를 다시 주문해줘'라고 말하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드론이 배경에 잡힌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영국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 프라임 에어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