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초 고흥 분청사기 일본으로 수출됐다"

입력 2017-02-06 16:05
"조선초 고흥 분청사기 일본으로 수출됐다"

고흥서 열린 분청사기 국제학술대회, 日학자 "일본 수출설' 주장

(고흥=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15~16세기 조선시대 전남 고흥 운대리에서 만들어진 분청사기가 일본으로 수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고흥군에 따르면 최근 고흥 문화회관에서 열린 고흥 분청사기 국제학술대회에서 조선초 운대리 분청사기의 일본 수출설이 제시됐다.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소속 아리끼 카즈노리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분청사기는 고흥 부근 기항지에서 일본으로 수출됐을 것"이라며 "분청사기를 일본에서 '고려다완'이라고 부르는 점도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아리키 교수는 "다른 학자들도 일본인 사신 또는 전문적인 수출상인들이 직접 일본에 유통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 부분을 차기 국제학술대회의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의 한성욱 원장 등은 고흥 운대리 지역에 분청사기 도요지가 집단으로 형성된 원인도 설명했다.

한 원장은 "기존 청자 생산단지가 오랫동안 운영된 탓에 생산재료 공급마저 원활하지 못했고 조선 건국과 함께 억불숭유 정책 영향으로 청자 가마터가 쇠퇴해 도자기 생산 자원이 풍부한 새로운 환경에서 대규모 도요지가 조성됐다"며 운대리 도요지 집단 형성 원인을 분석했다.

3~5일 열린 고흥분청사기 국제학술대회에는 한중일 분청사기 대표학자 20여 명과 도자박물관 연구원, 도예가, 도예전공 학생,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 도요지에서는 분청사기의 문양을 표현하는 7가지(인화·상감·조화·박지·철화·귀얄·분장) 기법이 모두 출토됐다.

15~16세기 조선 세종 이후 약 100여년간 도요지로 사용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고흥군 관계자는 "운대리 도요지는 분청사기의 출현과 쇠퇴, 백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도자사의 모든 과정과 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학술적,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곳"이라며 "국제학술대회로 분청사기의 학술 가치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고흥군은 국내 최대의 분청사기 생산지인 운대리 도요지 일원에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을 올해 하반기 개관한다.

박물관에는 분청사기실, 역사문화실, 설화문학실, 아시아 도자실을 갖출 계획이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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