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서행운전…잡고 보니 '음주' 아니고 '포켓몬고'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음주운전인가?"
4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북구 미아사거리 인근에서 차선을 넘나들며 시속 15㎞가량 속도로 주행하던 차량이 경찰에 단속됐다.
경찰은 처음에 음주운전으로 의심했으나 단속하고 보니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캐릭터를 잡으려고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며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였다.
앞서 3일 오후 2시와 오후 2시30분에는 서초구 잠원나들목 인근에서 차선을 이리저리 오가며 저속으로 달리던 남성 운전자들이 연이어 적발됐다. 이들도 포켓몬을 잡으려고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시간 성북구 석관동 동부간선도로 입구에서도 포켓몬고 게임을 하는 운전자 2명이 단속됐다.
뒤늦게 국내 상륙한 포켓몬고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운전 중에 포켓몬고 게임을 하는 위험천만한 운전자가 무더기로 단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3일 오후부터 4일 새벽까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포켓몬고 게임 조작 운전자를 5명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상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영상표시장치 재생 및 조작 위반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신호위반,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이 있으면 이 역시 단속 대상이 된다.
보행자 역시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다 차도로 보행하거나 무단횡단을 할 경우 단속될 수 있다.
경찰은 "운전 중 포켓몬고 게임 이용은 교통법규 위반일 뿐 아니라 전방주시를 소홀히 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보행자도 게임 캐릭터를 잡으려고 도로로 뛰어들거나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린이가 보행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도록 가정에서 교통안전교육을 해줄 것도 요청했다.
경찰은 이달 말까지 집중단속을 벌이고 도심과 대학가, 여의도공원,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할 계획이다. 초·중·고교에도 계도 활동을 위한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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