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이 연설문 수정"…崔 "직접 본 것 없다" 공방(종합)

입력 2017-02-06 19:49
고영태 "최순실이 연설문 수정"…崔 "직접 본 것 없다" 공방(종합)

"崔, 청와대 자주 출입한 듯…청와대 비서들을 개인비서처럼 대해"

최씨 변호인 "문서 작업 본 것…대통령 연설문 수정 봤다고 주장"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황재하 기자 =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에 최씨 측은 "문서 작업하는 걸 봐놓고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지적하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고씨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연설문 고치는 것을 목격한 게 사실이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더블루K 사무실에서 (최씨가) '프린터가 안 된다'고 해서 최씨의 방에 들어갔더니 노트북 화면에 그런 문구, 그런 연설문 같은 게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검찰이 묻자 고씨는 "류상영(전 더블루K 부장)이 얘기했던 것도 있고, 제가 직접 지켜본 것도 있다"며 "(최씨가) 청와대에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고 청와대 비서들이 (최씨의) 개인비서인 것처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씨가) 무슨 일을 해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의 신의를 지키면서 일한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서 둘의 관계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등 과거 최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씨는 중간에 관계가 틀어지면서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최씨 비리를 언론 등에 폭로했다. 이날 고씨와 최씨는 연설문 수정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최씨 변호인은 고씨에게 "최씨가 문서 작업을 하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씨는 "문서 작업을 하는 도중에 화면을 본 것"이라며 "문제가 있었으니 멈추지 않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고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씨는 앞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서도 고씨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