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2억원' 최고가 광고무대, 슈퍼볼…현대ㆍ기아차 '등판'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동현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에 쏠린 눈은 미국에서만 1억명 이상.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무대이다.
올해 슈퍼볼의 광고단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 방송이 중계한 올해 슈퍼볼 TV 중계 광고단가는 30초당 500만∼550만달러(약 57억∼63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지난해 450만∼470만 달러(약 51억∼53억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1초당 2억원 꼴이다.
높은 비용에도 광고는 경기 두 달 전이면 '완판'이다. 광고 집중도가 높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을 펼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올해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가 등판했다.
2008년부터 2015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슈퍼볼 광고를 진행했던 현대차는 이번에 '실시간 다큐멘터리' 형식의 광고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다큐 촬영과 편집을 경기 도중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90초짜리 광고를 방영했다.
'더 나은 작전'(Operation Better)을 제목으로 한 이번 광고는 해외 파병 미군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고국에서 슈퍼볼을 관람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을 담았다.
폴란드 기지에 근무 중인 미군 3명이 막사 안으로 들어가자 360도 스크린에서 슈퍼볼이 열리는 미국 휴스턴 NRG스타디움의 전경이 중계된다.
미군들은 스크린에서 미국에 있는 가족이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보고 감격한다. 현대차는 스타디움에도 화상 중계 장치를 설치해 가족이 폴란드 기지의 미군을 볼 수 있게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파병군인을 광고 소재로 삼은 배경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광고는 경기가 끝난 뒤 방영돼 경기 시작 직전이나 중간에 방영되는 것보다는 단가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8년 연속 슈퍼볼 광고를 진행한 기아차는 60초짜리 광고에서 올해 미국에 출시하는 친환경차 니로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기아차는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등에 출연한 여배우 멜리사 맥카시가 환경 운동을 하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을 코믹하게 연출했다.
매카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고래와 코뿔소, 산림 등을 보존하려고 니로를 타고 출동하는데 오히려 화난 코뿔소에 쫓기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광고는 "환경 전사(eco-warrior)가 되는 것은 힘들지만, 그렇게 운전하는 것은 쉽다"라는 멘트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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