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1년] ④ '불모지' 썰매·스키·컬링도 메달권…동계강국 완성한다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스켈레톤 윤성빈…'귀화' 루지 프리슈도 기대주
금메달 50개 걸린 스키 이상호·김마그너스·최재우 등 급성장
'팀 킴'으로 불리는 여자 컬링 대표팀 경북체육회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최강자로 군림했고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메달도 따봤다.
썰매, 스키, 컬링 등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가 존재했지만, 입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의 잔치로 만들 수 없다는 공감 하에 유망주 양성과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한국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설상 종목에서도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썰매는 그 모양과 타는 방법 등에 따라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로 나뉜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조의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BS연맹)는 2015~2016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평창에서 홈 이점까지 살리면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들은 올림픽을 1년 앞둔 2016~2017시즌 들어 오히려 흔들렸다.
특히 6, 7차 대회에서 두 번 연속 10위권 밖에 랭크돼 걱정을 자아냈다. 현재 세계랭킹은 4위다.
썰매를 조종하는 드라이버인 원윤종이 부담감 탓인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자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23·한국체대)이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이다.
두쿠르스는 '스켈레톤의 우사인 볼트'로도 불리는 절대 강자다.
윤성빈은 이런 두쿠르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은 두쿠르스가 1위, 윤성빈이 2위다.
썰매는 트랙에 대한 적응력이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까닭에 두쿠르스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선수에 밀려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세계 스켈레톤계의 시선이 윤성빈한테 쏠리는 이유다.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달리 루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선수가 없었다.
다급해진 대한루지경기연맹이 급히 수혈한 선수가 독일 출신의 아일렌 프리슈(25)다.
그는 지난해 연말 법무부 최종 면접을 통과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프리슈는 루지 세계 최강국인 독일에서 전문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랐다.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독일 내 경쟁에서 밀렸고, 결국 2015년 루지계를 떠났다.
한국 루지 대표팀의 사령탑 역시 독일 출신의 사터 스테펜 감독이다.
독일 루지계의 사정을 잘 아는 스테펜 감독이 루지연맹과 협의를 거쳐 '한국 대표로 평창올림픽에 도전해보자'고 프리슈를 직접 설득해 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1년간의 휴식 때문인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대회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봄, 여름, 가을의 비시즌 기간에 얼마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스키라고 하면 활강 코스를 타고 내려오며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에 걸린 금메달 수는 모두 50개나 될 정도로 다양한 세부 종목이 있다.
스키에서는 이상호(22·한국체대), 김마그너스(19), 최재우(23·한국체대)가 관심 대상이다.
이상호는 지난해 연말 한국인 스노보드 월드컵 사상 최고의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그를 지도한 이상헌(42)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는 "재능에 성실함까지 갖춘 선수"라며 "평창올림픽 금메달까지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노보드는 변수가 많아서 입상할 정도의 실력이 되면 올림픽 금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마그너스는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기대주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김마그너스는 평창에서보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 모굴(mogul) 스키의 선구자는 최재우다.
모굴은 눈 둔덕을 빠르게 내려와 두 차례 점프로 공중에서 묘기를 펼치는 스키 종목으로,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해 하는 사람이 많다.
최재우는 평창에서 시상대에 설 수 있는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컬링에서는 여자 국가대표팀인 경북체육회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킵(주장) 김은정(27)을 비롯해 김영미(26), 김선영(24), 김경애(23), 김초희(21)까지 모두 김 씨여서 외국에서는 간단히 '팀 킴'(TEAM KIM)으로 불린다.
경북체육회의 남다른 소속감과 팀워크는 각종 국내 대회 우승으로 이어졌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남자 대표팀인 강원도청도 기대된다.
남녀 대표팀 모두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현재도 차가운 얼음판 위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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