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해라, 말 안 들으면 니킥까지'…중학 영어캠프서 폭력(종합)
학생끼리 얼차려에 폭행까지…경기도·영어캠프 사태파악 중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방학 기간 경기도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영어마을 캠프에서 중학생들이 선배들에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발생, 경기도가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 학생은 불안증세로 병원에서 심리치료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10일간 진행된 파주시 경기 영어마을 방학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학생 부모가 최근 '117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했다.
이 학부모는 캠프에서 오후 6시∼7시까지 저녁 식사를 마치고 9시까지 쉬는 시간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3명이 1학년 학생 6명을 방으로 불러 안마 등을 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엎드려 뻗치기와 주먹으로 가슴 등을 수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무릎으로 몸 등을 타격하는 '니킥' 등 킥복싱 기술까지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영어마을에는 기숙사 사감이 있었지만, 발생 시간이 교대 근무 시간대인데다 방 내부에는 인권문제 등으로 폐쇄회로(CC)TV가 없어 이런 사실을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선배들의 얼차려와 폭행은 입소 사흘째 오후부터 퇴소 때까지 이뤄졌다"면서 "아이가 선배들에게 맞아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양호실을 찾았는데도 영어마을에서는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말했다.
또 피해 학생이 캠프를 다녀온 뒤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혼자 있으려고 하지 않는 등 불안증세를 보여 병원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어마을 관계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 우선 피해 학생과 부모들에게 죄송스럽다"면서 "피해 학생의 회복을 위해 모든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사감과 교사들이 근무 교대를 하면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면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원배치에 다시 한 번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경기영어마을 캠프는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와 영어마을 측은 캠프가 끝나고 지난 3일 피해 학생 부모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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