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트럼프 보호무역에 "EU는 FTA로 전진" 반격
올랑드 "美, 게임룰 바꾸려 해…유럽이익 방어해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3일 지중해 몰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U는 더 많은 자유무역협정(FTA)들을 향해 나아가길 원한다는 점에 우리 모두는 동의한다"고 발언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메르켈은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겐 "유럽의 운명은 유럽의 손에 있다"며 EU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에게 "유럽은 우리의 이익들을 방어해야 한다. 어느 한 나라, 사실 미국이 게임의 룰을 바꾸기를 원할 때, 특히 보호무역주의에 유혹돼 있을 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나아가 올랑드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훌륭한 것"이고 다른 나라가 "또 떠날 것"이라고 한 트럼프의 발언을 겨냥해 "트럼프가 유럽의 어느 국가가 EU를 떠나는 것이 훌륭하다고 말했는데 이런 것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에게 개인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얼마나 많은 회원국이 잔류하고 떠날지는 유럽이 결정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올랑드는 테드 멀록 교수가 EU 주재 미국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과 관련해 "대사를 임명할 땐 부임해 함께 일할 곳에 대한 신뢰가 있는 인물이 낫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멀록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EU 회원국 어떤 나라도 EU를 탈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탈퇴(exit) 앞에 어떤 알파벳 2개를 붙여도 된다"며 EU에 대한 강한 회의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아울러 올랑드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교가 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관계에서 특정 국가, 영국 또는 다른나라가 유럽을 대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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