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수지 "'수지 메달'을 제가 받는 건 어색해서"

입력 2017-02-05 18:08
흥국생명 김수지 "'수지 메달'을 제가 받는 건 어색해서"

도로공사 전 블로킹 5개, 17득점 맹활약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베테랑 센터 김수지(30·흥국생명)는 '수지 메달' 획득을 거부한다.

"제가 받기는 좀 그렇지 않나요. 어색하기도 하고."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에서 17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해 팀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고도 김수지는 '수지 메달'을 걸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2015-2016시즌 메달을 제작해 경기 뒤 수훈 선수 목에 건다.

아이디어를 낸 선수는 베테랑 센터 김수지였다.

김수지는 2015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자체 제작한 메달을 수훈 선수에게 걸어주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수지 메달'이라고 부른다.

흥국생명이 승리한 날, 수훈 선수로 꼽힌 선수가 메달을 걸고 그 선수가 다음 승리한 경기의 수훈 선수를 정해 메달을 전한다.

이날 수지 메달을 받은 주인공은 리베로 한지현이었다.

하지만 김수지는 가장 빛난 선수였다.

그는 블로킹 5개를 성공하며 높이 싸움에서 앞서갔고, 중앙 속공을 꾸준히 시도하며 윙스파이커 타비 러브와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줬다.

김수지는 "측면 공격이 통하지 않을 때 내게 공이 자주 오는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리듬대로 처리하려 한다"며 "내가 공격이 안 될 때도 있다. 그때는 블로킹이나 서브로 풀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전에서는 공격과 블로킹 모두 만점이었다.

흥국생명은 젊은 팀이다. 그래서 베테랑 센터 김수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수지는 "젊고 밝은 분위기가 우리 팀의 장점"이라면서도 "경기 중에는 화를 내기도 한다. 내가 표현을 하지 않으면 젊은 선수들이 실수한 걸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순위에 대한 부담은 주지 않으려고 한다.

흥국생명은 선두를 질주 중이다.

김수지는 "우승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하지만 순위에 얽매이면 팀 분위기가 위축될 수 있다"며 "'1위를 유지하자',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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