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우찬규 "정강과 3억1천만원에 2점 거래…현재시가 7억원"

입력 2017-02-05 16:42
학고재 우찬규 "정강과 3억1천만원에 2점 거래…현재시가 7억원"

"정상적인 거래…우병우 집에 그림배달 안했고, 거래 직후 일산 수장고에"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우찬규 학고재 대표가 "정상적인 미술품 거래를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대표는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강'에 판매한 이우환 화백 그림은 대금 지급이 끝난 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일산의 미술품 전문 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라면서 우 전 수석이 가족회사 '정강' 돈으로 그림을 사들여 자택에 보관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우 대표는 자신이 2014년 우 전 수석과 '정강' 대표인 아내 이민정 씨에게 정강에서 투자 목적으로 이우환 작품을 사둘 것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단양 우씨 종친인 우 전 수석과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왔다.

우 전 수석 측은 우 대표가 추천한 이우환의 1994~1995년작 '조응'(correspondence) 시리즈 두 점과 이동엽 작가의 작품 한 점 중에서 이우환 작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했고,정강 명의로 3차례에 나눠 3억1천만 원을 지불했다는 게 우 대표의 설명이다. 이우환의 여러 시리즈 중 '조응' 시리즈와 이동엽 작가 작품은 모두 학고재가 많이 거래하는 단색화 작품이다.

그는 "우 전 수석 자택에 그림을 배달한 적이 없다"면서 "작품이 보관된 일산 수장고는 출입 기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작년 서울중앙지검 현장조사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12시간 진행된 특검 조사에서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이우환 작품을 추천한 데 대해 "당시는 위작 스캔들이 터지기 전이라 이우환 작품이 투자 1호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현재 각 작품의 시세는 3억에서 3억5천만원, 두 점 합해 6∼7억원 가까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술품도 주식 등처럼 투자대상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재산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며 "미술품 딜러로서 정상적인 투자권유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인 이우환(82) 화백의 작품이 구설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화백은 1970∼1980년대 초반에는 점이나 선으로 화면을 채우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시리즈를 내놓았다. 1980년대 초반부터는 '바람으로부터', '바람과 함께' 등 '바람'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1990년대 초반부터는 화면에 점을 하나만 찍거나 두세개 정도 찍는 절제미가 강조된 '조응', 2000년대에는 '대화'(dialogue)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미니멀하고 철학적 사유가 깃든 이우환의 작품은 국내외 미술품 시장의 단색화 인기를 타고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이우환의 위작들이 유통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2012~2013년부터 인사동 화랑에서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의 위작들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총 13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민간에 의뢰해 위작으로 결론냈다. 그러나 이우환 화백은 지난해 6월 해당 작품들은 모두 자신이 그린 진작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했다. 위작을 만들어 판매한 화랑운영자와 골동품상은 지난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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