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 역부족' 고층건축물…화재시 안전대피 요령은
우선 '피난안전구역'으로 피신…부득이하면 비상용승강기 이용
대피통로 미리 숙지…이동 어려울땐 집안 '대피공간'서 구조 대기
(화성=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66층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 단지내 상가 화재를 계기로 고층건축물에 불이 날 경우의 안전대피 요령에 관심이 쏠린다.
진화용 고가사다리의 최고 접근 높이가 17층에 불과하고 소방대원이 공기통을 메고 진입해 불을 끄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평소 화재대처 방법을 숙지하는게 중요하다고 소방당국은 당부했다.
5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건축법 개정에 따라 2012년 3월 17일 이후 건축허가를 신청한 30층 이상 건축물은 피난안전구역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전에는 50층 이상이었다.
피난안전구역은 지상으로 통하는 직통계단과 직접 연결된 대피공간이다.
국내 최고층인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피난안전구역이 5곳(22, 40, 60, 83, 102층) 설치돼 있다.
2010년 9월 55∼66층 4개동으로 준공된 메타폴리스의 경우 이전 건축법에 따라 중간층인 33층에 피난안전구역이 설치됐다.
도재난안전본부는 초고층건물 화재 발생 시 일차적으로 피난안전구역으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피난안전구역과 거주층 사이 층에서 불이 나면 위쪽의 피난안전구역이나 옥상으로 대피하고 거주층 보다 상층에서 불이 났다면 아래쪽 피난안전구역이나 지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지난달 4일 '롯데월드타워 민·관합동 소방재난 대응훈련'에서도 1순위로 가장 가까운 피난안전구역을 찾도록 했다.
30층 이상 건축물은 피난계단과 분리된 특별피난계단이 있는데 대피 시에는 우선적으로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특별피난계단은 가압제연설비가 설치돼 피난계단보다 유독가스 유입이 훨씬 적다.
또 장애인 동반 등으로 계단을 이용한 대피가 여의치 않을 경우 비상용엘리베이터를 사용할 것도 권유했다.
비상용엘리베이터는 화재진압용으로 주로 이용하는데 예비전원이 구축돼 일반 엘리베이터에 비해 전원이 잘 차단되지 않는다.
집 앞 통로와 계단에 유독가스가 퍼져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거나 집안 화재로 현관 쪽으로 이동하지 못할 경우 고층건축물에 의무화된 대피공간(밀폐 가능한 작은방 등)으로 피해야 한다.
대피공간이 협소하지만 1시간 이상은 버틸 수 있는 만큼 젖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119에 위치를 알리면 구조가 수월해진다.
일반 고층아파트의 경우 이웃으로 통하는 이동식 경량칸막이를 확인하고 통행을 막지 않도록 가구 등을 놓지 말아야 한다.
또 경량칸막이가 없는 10층 이하 건물은 완강기가 설치돼 있으므로 이용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비상안전구역이 없는 고층건축물의 경우 화재층을 먼저 확인하고 초고층아파트와 같은 방법으로 대피하면 된다"며 "대피훈련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화재 시 탈출 가능한 통로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 자체보다는 유독가스 흡입으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유가 있다면 무리하게 대피하지 말고 현관문을 젖은 수건 등으로 밀폐한 채 집안 대피공간에 머물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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