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안종범의 '추가수첩·뇌물포착' 지렛대로 朴대통령 겨냥

입력 2017-02-05 14:11
수정 2017-02-06 14:21
특검, 안종범의 '추가수첩·뇌물포착' 지렛대로 朴대통령 겨냥

미얀마 비위 등 단서 제공…'최순실 게이트' 수사 새 물꼬

안종범, 부인 얽힌 뇌물 의혹으로 궁지…수사 협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전명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을 추가로 대거 확보함에 따라 수사의 새로운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수첩은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특검은 추가 수첩을 토대로 뇌물수수 혐의 등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최근 새로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은 30여 권 분량이며 작년에 검찰이 확보한 17권에 기재되지 않은 시기의 업무 내용이 역시 빼곡하게 담겨 있다.



이들 수첩을 토대로 특검 수사의 갈래가 새롭게 뻗는 정황은 곳곳에서 엿보인다.

특검은 최순실 씨가 미얀마에 대한 정부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포착하고 유재경 주미얀마 한국대사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첩에서 '아그레망'이라는 단어나 유 대사가 임명되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KEB 하나은행 본부장에 관한 메모가 남아 있어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수첩을 토대로 '박 대통령이 이 본부장을 승진시키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안 전 수석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작년 국정감사에 삼성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게 하라고 했다는 메모가 수첩에 담겼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박 대통령과 삼성 그룹 사이의 뇌물 거래 의혹을 규명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도 있다.

결국, 특검은 수첩을 토대로 새로운 의혹을 포착한 것은 물론 뇌물수수 등 박 대통령의 비위 혐의를 규명할 근거를 마련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8∼10일께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첩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특검은 수첩 작성자인 안 전 수석 측의 뇌물 비리 의혹도 포착했다.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안 전 수석에게 현금 2천500만원과 부인에게 전할 고가의 가방 등을 뇌물로 준 혐의(뇌물공여)로 4일 구속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안 전 수석이 배우자까지 얽힌 개인 비리로 완전히 코너에 몰렸으며 특검이 수첩 내용을 추궁할 때 모르쇠로 일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은 최근에 안 전 수석의 부인 채 모(58)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5일 새로 확보한 수첩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아직 조사할 것이 많다"고 언급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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