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혼성 릴레이…볼트가 만든 새로운 육상 대회
볼트, 호주에서 이색 육상 대회 열고 직접 참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미국 여성 스프린터 예나 프랜디니에게 바통을 넘겼다.
볼트가 다른 국적의, 여자 선수와 한 팀을 이뤄 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호주 멜버른 레이크시티에서 벌어진 이색적인 광경이다.
볼트는 '볼트 올스타'를 구성해 제1회 니트로 육상대회에 출전했다.
대회 첫째 날인 4일, 가장 눈길을 끈 건 400m 혼성 계주였다.
볼트는 볼트 올스타팀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에게 바통을 받은 볼트는 전력 질주해 다음 주자 프랜디니에게 바통을 전달했다.
또 다른 미국 여자 스프린터 제네바 타르모가 선두를 지키면서 볼트 올스타는 40초64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볼트는 혼성 400m 경기에만 참가했다.
니트로 육상대회는 기획 단계부터 볼트가 합류한 '이색 대회'다.
60m 달리기, 3분 최장 거리 도전, 150m 달리기, 혼성 2인 600m 계주 등 새로운 종목 12개를 선보인다.
볼트는 이를 두고 "스포츠계의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볼트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혼성 계주에 참가해 직접 뛰는 것도, 새로운 종목에서 다른 선수들이 놀라운 시도를 하는 장면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며 "더 놀랍고 즐거운 장면은 다음 주에도 펼쳐진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 세바스찬 코 IAAF 회장은 "육상은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스포츠다. 하지만 해당 종목의 매력을 더 발산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며 "니트로 육상대회의 새로운 시도가 우리에게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볼트 올스타팀은 대회 첫날 1천80점을 얻어 선두로 올라섰다.
호주(1천50점), 중국(845점), 일본(810점), 뉴질랜드, 영국(이상 795점)이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는 9일과 11일 다시 열린다.
2017년 8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은퇴하는 볼트는 구체적인 은퇴 후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 '봉사' 등을 강조했다.
니트로 육상대회는 육상뿐 아니라, 볼트에게도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일 수 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