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른팔' 배넌, NSC회의서 빼라"…美민주 촉구 서한
민주당 의원 50명 트럼프에 편지…"반유대·반무슬림주의자 부적격"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스티브 배넌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축출하라고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50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외교 정책 경험이 없는 배넌을 NSC에 집어넣은 이유를 설명하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동참모본부장을 NSC 당연직 위원에 복귀시키도록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배넌을 NSC 수석회의에 당연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면 NSC 당연직 위원이던 DNI 국장과 합동참모본부장은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만 참석하도록 격을 낮춰 논란이 일었다.
테드 도이치 등 민주당 의원들은 "국가 안보가 당파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며 "DNI 국장과 합동참모본부장을 적법한 지위로 복귀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넌은 반(反)유대주의·반무슬림 견해를 지지하거나 용인한다는 의혹을 받는 만큼 그가 NSC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심각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상·하원은 배넌을 NSC 수석회의의 당연직 위원에서 제외하고 DNI 국장과 합동참모본부장을 복귀시키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제출했다.
배넌은 백악관 입성 전 유대인·무슬림 반대 등을 표방하며 극우 운동의 선봉으로 불린 브레이트바트뉴스 대표를 지냈다.
그는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에 합류해 극우 어젠다를 설정하는 등 트럼프 선거진영을 진두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배넌이 새로운 정권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노선에 배넌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배넌은 약 10년 전 극단주의 무슬림 세력이 미국을 정복해 이슬람 국가로 만든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기획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배넌이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던 2007년 당시 작성된 8쪽의 영화 제작 계획 초안을 입수했다.
'위대한 사탄 파괴하기: 미국 내 이슬람 파시즘의 출현'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배넌을 영화감독이자 공동 작가로 명시하고 있다.
WP는 무슬림을 상징하는 초승달과 별이 선명히 새겨진 국기가 미 국회의사당에 휘날리고, 건물 안에서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 표현)' 구호 소리가 들려오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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