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뚫린 서울, 생태공원 등 집중관찰…"조류 접촉 자제해야"
반경 10㎞ 가금류 이동제한·분변채취…AI 확산 방지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강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서울도 AI 비상이 걸렸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기르는 가금류는 총 1천66마리다. 농장에서 대량으로 닭이나 오리를 사육하는 곳은 거의 없고, 자가소비나 관상 목적으로 소규모로 사육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동물원에서도 관람을 위해 각종 새를 기른다.
시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폐사체 발견 지점 반경 10㎞ 안에 있는 닭·오리 등 872마리의 이동을 제한했다. 서울의 5개 구를 제외한 19개 구가 모두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가축 분뇨와 깔집, 알 등 이동도 함께 금지됐다.
폐사체가 발견된 성동지대 앞 도선장 인근과 자전거도로를 폐쇄하고 물청소와 집중 소독 등 주말에도 총력 방역 태세를 갖추고 관리하고 있다.
뿔논병아리 폐사체를 수거한 한강사업본부 직원 9명에게도 항바이러스 제제를 투여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등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도 했다. 시는 이들을 감염 조류 접촉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앞으로 열흘간 몸 상태 등을 감시할 계획이다.
한강과 지천 등 서울의 주요 야생 철새 도래지에 대한 관리도 격상됐다.
특히 야생 철새 다수 개체가 모이는 강서습지생태공원과 성동살곶이공원 등은 이날 국립환경과학원 직원들이 나와 조류 분변을 채취해 AI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살곶이공원은 2015년 2월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어 특별히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성동지대 도선장 주변은 철새가 자주 찾는 곳이 아니어서 폐사한 뿔논병아리는 한강 상류에서 죽은 뒤 강물에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상류 지역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강서·난지·암사·고덕 등 생태공원은 이미 작년 11월23일부터 폐쇄한 상태다. 이들 지역은 매일 소독과 예찰 활동을 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
시는 지금까지 안양천, 도림천, 양재천, 중랑천 등 한강과 지천 등 야생조류 서식지 8곳에서 분변을 수거해 총 1천770점을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폐사체 발견지에서 3㎞ 떨어진 곳에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이 있다.
이곳에서도 조류 186마리를 관상용으로 기르고 있지만, 이미 작년 12월부터 AI 전파를 우려해 문을 닫아 확산 가능성은 작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대공원은 수시로 사육 조류를 예찰하는 등 세심하게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아직 AI 양성 반응이나 특별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시는 서울의 경우 철새가 비교적 많지 않고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 등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AI 추가 발생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매뉴얼에 따라 폐사체 발견일 7일 이후 닭에 대한 임상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닭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오리와 기타 가금류는 14일 후 임상·혈청 검사를 해 이상이 없으면 이동제한을 풀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AI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면서도 "철저한 관리를 위해 예후를 관찰하고 방역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절대 직접 만지지 말고 다산콜센터(☎ 120)나 서울시 AI 재난안전 대책본부(☎ 02-1588-4060)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