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방송 못들었다…사이렌도 뒤늦게 울려" 증언 잇따라

입력 2017-02-04 16:14
수정 2017-02-04 16:27
"대피방송 못들었다…사이렌도 뒤늦게 울려" 증언 잇따라

"대피돕는 사람없어…연기 속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자력 탈출"

"직원들 우왕좌왕"…동탄 화재 미숙한 대처에 주민들 '분통'

(화성=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4층짜리 부속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당시 "대피 방송이나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상당 수 시민들은 대피 사이렌이 화재 후 한참 지나서야 울렸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당시 건물 내 소아과에 있었다던 네티즌 'ran****'은 동탄지역 온라인 카페에 "4개월 갓 된 아기 예방접종 중이었다. 선생님과 접종 후 상담 중이었고 갑자기 밖에서 펑펑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네티즌은 "그리고 사람들 비명이 들렸고 간호사 한 분이 뛰어들어와 '밖에서 불이 났다. 빨리 나가셔야 한다'란 말을 듣고 아기를 안고 뛰쳐나왔다"며 "이미 밖은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었고 계속 '퍽퍽' 소리가 들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어 "수액을 매단 채 뛰어나온 신 분도 있었고 어떤 아기는 내복만 입은 채로 나와 밖에서 옷을 챙겨 입혔다"며 "이런 긴박했던 무서웠던 상황에 경고음, 대피방송은 듣지 못했다. 대피를 돕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주장은 속속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 'rol*****'는 '아침에 메타에 있었다'는 글에서 "자녀들은 영화관에 보내고 신랑과 근처에 있는데 처음엔 '긴급상황이라며 주차된 차량을 빼라'는 방송이 세 번 나왔다"며 "10분 정도 후 직원분이 불났다고 대피하라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아이들이 있는) 4층으로 무작정 뛰어 영화관 직원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불 다 잡았다. 걱정말라'고 하면서 (영화관에 있는 아이들을) 데려가려면 데려가고 말려면 말란 식으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애들 데리러 들어가는 그 몇 초 사이 직원들끼리 그때서야 우왕좌왕했고, 애들 데리고 나오려니까 그때야 사이렌이 울리고 있더라"며 "아이들 데리고 나올 땐 3층까지 연기가 다 들어차 숨쉬기도 거북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건물 내 엘리베이터에 화재 연기와 함께 수 분간 갇혔지만, 그때에도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네티즌 'rub*****'는 "10시 58분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이는 게임을 한다고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불이 난) 3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진짜 상상할 수 없는 새카만, 눈앞도 안 보이는 연기가 영화처럼 들어오면서 엘리베이터가 순간 멈췄다"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밖은 암흑천지, 코앞도, 내가 안고 있는 아이도 안 보였다. 아무 생각도 안 났다"며 "같이 탄 아저씨가 발 빠르게 비상벨 누르고 손으로 문을 닫으려고 한순간 다시 엘리베이터가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층으로 내려오면서 엘리베이터 내에 가득 찬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1층에 내려와 보니 아직도 쇼핑몰 음악이 나오고 경보는 그때까지도 안 울렸다"며 "6분간 3층에 갇혀 있다가 나왔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인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 부속 상가에서 불이 나면서 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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