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겨눈 특검…직무유기·개인비위 전방위 수사
주말에도 주변인물 연이은 참고인 조사…내주 禹 소환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을 참고인으로 연이어 소환하며 우 전 수석 직접 조사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주변인 조사를 토대로 다음 주 중 우 전 수석을 특검 사무실로 불러 관련 의혹을 직접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4일 우 전 수석 가족회사 '정강'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 등 고가의 미술품을 판매한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강 법인자금 횡령 의혹 등 우 전 수석의 개인 비위와 관련한 조사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특검과 검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정강은 2014년 7월 학고재화랑에서 우 대표의 권유로 이우환 화백의 그림 2점을 3억 1천만원에 사들였다.
특검은 그림을 구매한 시점이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된 지 두 달 뒤인 점에 주목하고 미술품 매입 자금의 출처와 매입 경위, 미술품 보관 장소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어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수석은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 등 문체부 인사들이 부당하게 좌천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산다.
특검은 이런 인사 배후에 우 전 수석의 역할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의 직권남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비위와 직권남용 외에 우 전 수석에 제기된 핵심 의혹은 직무유기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최씨의 비리 행위를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했거나 비리를 방조·묵인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출연금 강제 모금 등에 대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하고 이 전 감찰관의 해임을 주도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최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비공개 소환해 우 전 수석이 감찰 활동을 방해했는지를 조사했다.
특검은 이밖에 우 전 수석 아들 '의경 보직 특혜' 의혹에 연루된 백승석 대전지방경찰청 경위도 전날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수사 일정을 고려할 때 특검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의 소환 시점으로 다음 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일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을 금명간 소환하나'라는 질문에 "특검 수사 기간을 고려할 때 조만간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이 우 전 수석에 제기된 의혹을 전방위로 살펴보고 있지만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 전 수석과 최씨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등에서 서로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제가 사전에 좀 더 세밀히 살펴 미리 알고, 막고, 그렇게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우 전 수석 개인 비위를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팀도 사건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수사팀을 해산하고 관련 기록을 특검에 넘긴 바 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