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보광스님 설법모음집…'큰스님의 마음공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허공에 뿌리내린 나무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만사가 복잡다단하고 번뇌 망상이 온 천지를 뒤덮으며 짓누르더라도 결국은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큰스님의 마음공부'는 해인사 희랑대 조실 보광 스님의 설법 모음집이다.
보광 스님은 조계종 원로의원 등 모든 공직을 떠나 20년간 해인사의 산중 암자 희랑대에서 은둔 수행 중이다. 해인사의 큰 어른으로 해인사승가대학 대학장을 지낸 대강백(大講伯)이다.
보광 스님의 제자인 경성 스님과 각산 스님이 스승의 가르침을 엮은 이 책은 팔만대장경 속 불법 이야기를 전해준다.
마음이 병드는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과연 '나'는 누구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스님은 신기루 같은 허상을 좇느라 진정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세상살이가 힘겹고 고통스러우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 탓을 합니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내가 이렇게 괴롭다고 원망을 합니다. 그런 원망을 해봤자 나만 손해입니다."
스님은 "괴로움의 원인도, 또 괴로움의 결과도 결국 자신의 견해와 집착 때문에 생긴다"며 "이것을 인정하고 일체의 편견과 집착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스님은 "정해진 법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만이 진정한 법이고 얻을 만한 깨달음이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라고 강조한다.
시골 할아버지처럼 구수한 입담으로 조곤조곤 풀어가는 스님의 설법에는 섬광처럼 번득이는 통찰과 지혜가 담겨있다.
21세기북스. 28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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