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평 탔는데 40여명 사상…동탄 화재 왜 인명피해 컸나(종합)

입력 2017-02-04 16:25
수정 2017-02-04 16:27
80평 탔는데 40여명 사상…동탄 화재 왜 인명피해 컸나(종합)

"옛 뽀로로 파크 내부에 가연성 인테리어 소재 많아 유독가스 피해"

일각선 "화재 당시 경보음 못 들었다" 증언도 속속 나와

(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인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 부속 상가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4층짜리 부속상가 건물 3층에 있던 불과 264㎡ 규모의 뽀로로 파크가 있던 상가가 탔는데, 왜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을까.

경찰과 소방당국은 우선 옛 뽀로로 파크 내부에 가연성 소재가 많았던 점을 꼽는다.

유명 캐릭터 뽀로로(펭귄)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는 인테리어 탓에 내부에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가 많이 쓰여 불이 나자 유독가스가 엄청나게 뿜어져 나왔다는 설명이다.

뽀로로 파크는 지난달 계약만료로 상가에서 철수했으나, 일부 인테리어 시설이 남아 있어 후속 업체 입주를 위해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상가 1층에 있던 이모(29)씨는 "갑자기 '꽝' 소리가 나더니 검은 연기가 복도로 들어찼다"라며 "여기저기서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이 난 직후였는데도 이미 복도 내부는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확산한 상태였다"라고 덧붙였다.

유독가스가 미로처럼 연결된 복도를 타고 확산한 것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불로 숨진 남성 2명은 불이 난 상가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남성 1명과 여성 1명은 바로 맞은편 상가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상가 안에 있던 40여명은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 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재 직후 경보음을 듣지 못해 대피가 늦어졌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A(28)씨는 "처음엔 사람들이 '불이야'라고 외쳐 그걸 듣고 피했지, 대피방송이나 경보음은 듣지 못했다"며 "이후 밖으로 나갔다가 아무래도 불이 큰 것 같지 않아 귀중품을 가지러 잠시 들렀을 때 그제야 '대피하라'는 안내방송과 경보음을 들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처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을 때까지 시간은 5∼10분 정도 차이가 난다"며 "경보음이 그 정도 늦게 울렸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가의 한 직원은 "경보음은 듣지 못했고, 상가 보안직원들이 대피하라고 해서 대피했다"라며 "상가 복도에서 물이 쏟아지는 걸 보지 못했는데 스프링클러도 제대로 작동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화재상황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시스템상으로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보음을못들었다는 주민 증언이 잇따라 일부 구역에서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을 가능성 등에 대해 정밀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 66층짜리 초고층건물인 메타폴리스는 상가 건물 2동, 주거동 4개동(1천266세대)으로 나뉘어 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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