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번엔 가짜 '볼링그린 테러' 주장하며 트럼프 옹호

입력 2017-02-04 00:07
백악관, 이번엔 가짜 '볼링그린 테러' 주장하며 트럼프 옹호

콘웨이 "오바마도 볼링그린 참사때 이라크인 6개월 입국금지" 주장

워싱턴포스트 "모두 사실무근…콘웨이 '대안적 사실'의 새 지평 열어"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켈리엔 콘웨이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실제 일어나지도 않은 '가짜 테러'를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2일(현지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 난민 2명이 '볼링그린 대참사'를 주도했는데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난민 정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볼링그린 대참사 후 6개월간 이라크인들의 미국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과 흡사하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난민수용 프로그램을 6개월간 중단했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정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레이트바트 뉴스도 이번 주 초에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에 테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라크 난민수용 프로그램을 6개월간 중단했었다'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보도까지 거론하며 '근거도 없는' 주장을 방송 인터뷰에서 한 것이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인 스티브 배넌이 공동창업한 인터넷 매체로, 이민과 이슬람교도를 반대하는 이른바 '대안 우파'(alt right)라는 극우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웨이 선임고문의 이런 주장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볼링그린 대참사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라크 난민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콘웨이 선임고문이 언급한 볼링그린 대참사는 켄터키 주(州) 볼링그린에 살던 이라크인 2명이 2011년 5월 이라크 내 알카에다의 테러 지원을 위해 무기와 자금전달 등을 공모하다 체포돼 중형은 선고받은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다고 전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논란이 일자 3일 트위터에서 "볼링그린 테러리스트들을 말하려던 것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난민을 가장한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있을 수도 있다'는 ABC 방송의 관련 기사 링크를 트위터에 함께 올렸다.

WP는 '콘웨이가 '대안적 사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꼬집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앞서 지난달 23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취임식 인파가 역대 최대 규모'라는 관련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잘못된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당신들은 그것이 잘못된 내용이라고 말하지만,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안적 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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