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테러경보 앱, 이번에도 '무용지물'
佛 내무부 5억원 들여 개발…니스 트럭테러 때도 작동 안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2015년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 이후 내놓은 테러 경보 애플리케이션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르피가로 인터넷판은 3일(현지시간) 이날 오전 파리 도심에서 발생한 루브르 박물관 흉기테러 기도 사건 직후에도 테러경보 앱 'SAIP'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SAIP는 프랑스 내무부가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개발한 앱으로 사용자가 위치한 곳 가까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경보가 뜨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 앱의 경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제공되며, 폭탄이나 총기 공격 등 주변에서 테러가 일어나면 화면이 적색으로 바뀌고 'ALERT'(경계경보)라는 글자가 뜬다.
'알려주세요'라는 버튼을 클릭하면 어떤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간략히 알려준다.
그러나 이날 오전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테러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을 흉기로 공격하려다가 총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이 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가 이미 사건 직후 "명백한 테러 성격의 공격"으로 규정했음에도 내무부가 개발한 앱이 테러경보를 발동하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은 이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의 아랍어)를 외친 점 등으로 미뤄 이슬람교와 연계된 테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이 앱은 전에도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7월 14일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에 남쪽의 니스에서 트럭 테러로 80명이 넘게 숨진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사건 시작 세 시간이 지나서까지도 앱은 아무런 경보 메시지를 송출하지 않았다.
이 앱 개발에는 40만 유로(5억원 상당)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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