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브래디의 '복수' vs 라이언의 '냉정'
뉴잉글랜드-애틀랜타, 6일 슈퍼볼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슈퍼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40)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그들의 16년에 걸친 황금시대를 더욱 찬란히 빛낼 기록에 도전한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6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51회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서다.
2001시즌 초반 주전 쿼터백으로 발돋움한 브래디는 그해 팀을 슈퍼볼 우승으로 이끌었다. 뉴잉글랜드의 단장 겸 감독인 빌 벨리칙의 전술에 빠르게 녹아든 브래디는 팀을 여섯 차례나 슈퍼볼에 진출시켜 4차례 우승을 안겼다.
역대 4차례 우승한 쿼터백은 조 몬태나(1981·84·88·89년), 테리 브래드쇼(1974·75·78·79년), 그리고 브래디까지 셋뿐이다.
브래디가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지켜볼 올해 슈퍼볼에서 애틀랜타 팰컨스를 누르고 우승하면 NFL 역대 첫 5회 우승 쿼터백이 된다.
전설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물론 2015년 1월 NFL을 강타한 '바람 빠진 공' 추문(디플레이트 게이트) 이후 NFL 사무국과 기나긴 투쟁을 이어온 브래디로서는 복수의 무대가 될 것이다.
뉴잉글랜드는 당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 경기에서 공기압이 기준치보다 낮은 공을 고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브래디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NFL의 수장인 로저 구델 커미셔너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4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이미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브래디가 올해 슈퍼볼을 벼르는 것도 그래서다.
브래디가 우승한 뒤 구델 커미셔너로부터 우승 트로피인 빈스 롬바르디를 건네받는다면 그에게는 통쾌한 복수가 될 터다.
하지만 브래디의 슈퍼볼 도전 앞에는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애틀랜타의 쿼터백 맷 라이언이 버티고 있다.
애틀랜타는 1966년 팀 창단 후 한 번도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0순위로 꼽힐 정도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라이언이 이번 슈퍼볼에 거는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뉴잉글랜드의 유일한 무기가 브래디인 반면 애틀랜타에는 라이언 외에도 리그 최고의 와이드 리시버인 훌리오 존스가 있다.
그렇다고 존스만 대비해서는 안 된다. 모하메드 사누, 테일러 가브리엘는 존스에 대한 집중 마크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러닝백 듀오인 데본타 프리맨과 테빈 콜먼 역시 위협적이다.
많은 전문가가 올해 슈퍼볼 우승 예상팀으로 뉴잉글랜드 대신 애틀랜타를 꼽는 것도 애틀랜타의 공격 옵션 자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라이언이 "우리는 와이드 리시버, 러닝백, 타이트 엔드까지 모두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쿼터백으로서 이렇게 좋은 선수들과 함께 경기한다는 것은 정말로 행운"이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애틀랜타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게 된 것은 라이언 덕분이다. 라이언은 올 시즌 패싱 터치다운, 패싱 야드, 패스 성공률 등 대부분 기록에서 브래디를 앞섰다. 특히 패스 시도당 야드에서 9.26야드로 독보적인 1위다.
라이언은 '매티 아이스'로 불린다. 거친 수비에도 흥분하지 않고 극도의 냉정함을 유지해 붙은 별명이다.
라이언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그린베이 패커스를 상대로 44-21 대승을 이끌며 이러한 편견을 불식시켰다.
라이언이 이번 슈퍼볼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한다면 역사를 쓰는 쪽은 뉴잉글랜드가 아닌 애틀랜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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