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주] "한방 욕심에…" 대선테마주 쓴맛 본 투자자들

입력 2017-02-04 10:00
[관심주] "한방 욕심에…" 대선테마주 쓴맛 본 투자자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치고 빠져야지'라는 생각으로 대선테마주를 샀던 투자자들은 이번 한 주 '테마주'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1일 오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선테마주들이 대거 폭락했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이 전해진 시간은 1일 장 마감 직후였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투자자들은 시간외거래 시장으로 달려갔다.

이날 시간외 거래대금은 783억5천만원으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전 세계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작년 6월 24일(657억7천만원) 이후 최대치였다.

지엔코[065060], 큐로홀딩스[051780], 씨씨에스[066790], 광림[014200], 성문전자[014910], 파인디앤씨[049120] 등 반기문 테마주는 2일 개장과 동시에 줄줄이 하한가로 직행했다.

지난달 10일 8천670원까지 올랐던 지엔코는 3일 2천475원까지 미끄러졌다.

광림은 같은 기간 주가가 60.8% 급락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다른 대선주자들과 관련된 종목들도 주가가 요동쳤다.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대선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고려산업[002140]은 2일 7.66% 내렸지만 3일에는 1.36% 오르며 반등했다.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은 2일 5% 넘게 하락했다가 3일에는 8% 넘게 오르는 등 출렁였다.

황교안 테마주로 알려진 인터엠[017250]과 디젠스[113810]는 2일엔 9% 급등했다. 하지만 3일에는 12%, 14% 급락반전해 오히려 더 내려갔다 .

대선 등 정치테마주 투자의 위험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에 손댄 개인투자자의 평균 손실액이 200만원에 육박했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가 크게 오른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매매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의 99.6%는 개인이었다. 평균 손실금액은 191만원으로 추산됐다.

개인투자자는 약 73%의 계좌에서 손해를 봤다.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개인 10명 중 7명은 손실을 본 셈이다.

금융 당국은 작년 말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자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검찰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테마주 주가 급변동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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