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올해도 흥행 대박 재현
150만 명 육박할 듯…'1박 2일 체류축제' 가능성 확인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도 화천군에서 열린 산천어 축제가 마지막 주말인 4∼5일 끝으로 막을 내린다.
2만7천여 명에 불과한 초미니 산골 마을에서 올해 14회째 열린 산천어축제는 23일 축제 기간 약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 흥행 '대박'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지난 2일 기준으로 131만5천여 명이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 됐다.
이중 외국인 관광객은 현재까지 역대 가장 많은 10만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남은 기간 20만 명이 찾을 경우 역대 가장 많은 찾은 지난해 축제와 비슷한 규모다.
산천어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산천어'를 주제로 기적의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산천어축제는 2003년 축제가 시작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는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올해 축제는 포근한 날씨와 갑작스러운 겨울 폭우 탓에 화천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개막일이 일주일 연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설 명절을 끼고 축제가 열리게 돼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준공한 하천 유속조절용 다목적 여수로를 활용하고, 밤마다 축제장에 펌프차와 인력을 투입, 얼음두께를 키우는 총력전을 벌였다.
안전을 고려해 얼음 구멍 간격을 늘리는 묘수에다 자연이 선물한 추위가 이어지자 한산했던 '군사도시' 최전방 화천은 바로 외지인 차량으로 붐볐다.
축제를 애타게 기다려온 산천어축제 마니아와 '산천어가 뭐길래' 호기심에 찾은 관광객 발길은 성공축제로 다시 만들었다.
묵묵하게 숨은 곳에서 축제를 도운 자원봉사자의 활약은 축제 성공의 밑거름이자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손끝 정성에 관광객은 연일 인파로 북적거렸고, 설 명절의 경우 4일간 연휴에 30만 명이 찾아 '설 명절을 끼고 즐기는 축제'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화천천 얼음벌판은 올해도 최고 프로그램으로 재확인했다.
화천천 1.8km 구간에 뚫린 7천여 개의 얼음 아래 숨은 70만여 마리(축제 기간)의 산천어와 숨바꼭질하는 관광객 인파는 단골 뉴스로 전파를 탔다.
하얀 얼음 빙판 위에 빼곡히 자리 잡은 '아이스맨' 풍경은 영상으로, 사진으로 담아져 해외까지 퍼져 나갔다.
낚시를 잡다가 허기를 느낀 관광객마다 노랗게 익어가는 맛깔스러운 연기가 피어나는 구이터와 회센터를 찾아 산천어를 맛보는 이색 겨울을 만끽했다.
혹한의 추위에도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관광객이 얼음물에 뛰어드는 '맨손잡기 이벤트'는 축제 열기를 끌어올렸다.
화천군이 올해 축제를 '1박2일형 체류형 축제'로 선포한 원년 아이디어도 성공적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마련된 선등거리 페스티벌 '차 없는 거리' 이벤트를 비롯해 산천어 밤낚시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관광객이 몰렸다.
화천군이 축제를 통해 지역 경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도에 걸맞게 많은 관광객이 지역에서 숙박했다.
자연스럽게 지역에 직접 풀리는 돈의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축제장의 체험료와 입장료 등 자체 운영 수익을 제외하고도, 지역에서 현금과 다름없는 쓸 수 있는 화천사랑상품권이 현재 18만2천여 매(2일 기준)가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한기 농민을 위해 축제장에 마련된 3곳의 농특산물 판매장과 화천읍 내 시장조합 및 농산물 판매장 2곳 등 총 6곳의 매출도 10억원을 향해 빠르게 늘고 있다.
축제는 특별한 안전사고 없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산천어 축제를 통해 관광객은 즐겁고, 주민은 상경기가 살아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질 때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며 "관광객 만족도와 지역경제 기여도를 모두 높일 수 있도록 내년에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