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벌 샤오젠화·궈원구이 사건배후엔 권력투쟁이 있다"

입력 2017-02-04 15:31
"중국 재벌 샤오젠화·궈원구이 사건배후엔 권력투쟁이 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최근 중국 안팎을 놀라게 한 샤오젠화(肖建華·46)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 실종 사건과 궈원구이(郭文貴·50) 정취안(政泉)홀딩스 지배주주의 공산당 고위층 부패 폭로 사건의 배후에 중국 최고지도부 내의 권력투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선 '신비의 거부'로 불리는 샤오 회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와 남편 덩자구이(鄧家貴)가 소유한 회사에 240만 달러(약 28억 원)를 투자했으며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사위에게도 재정적 지원을 했다고 전해지는 등 최고위층과의 연관설이 파다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원프레스(博聞社)는 4일 샤오젠화의 실종 사건은 공산당 내 고위층의 권력과 파벌 투쟁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위챗 모멘트(微信朋友圈·중국판 카카오스토리)에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신원 미상의 위챗 모멘트 글 작성자는 샤오젠화 사건이 공산당 전·현직 고위층의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돼, 연말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의 중요 변수로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 주석에게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글 작성자는 투자사인 샤오 회장의 밍톈그룹과 시 주석 누나 이외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연루돼 있다면서 서로 이해가 상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반부패 사정작업을 주도하며 1인 체제 구축을 위한 세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상하이방(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을 바탕으로 한 장 전 주석과 그의 세력이라고 할 자칭진 전 정협 주석, 그리고 주룽지 전 총리 등은 시 주석 견제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샤오 회장의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글 작성자의 주장이다.

글 작성자는 샤오 회장이 반대파를 공격할 치명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 주석이 샤오 회장의 최근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자칫 잘못 다루면 시 주석 누나 부부와 관련된 내용이 세상에 공개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 작성자는 그러면서 샤오 회장 사건과 관련해 시 주석측의 조사가 마무리가 되면 대규모 인적 청산이 있을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외국에 도피 중인 궈원구이 사건 역시 최고위층이 연루됐을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궈원구이는 지난달 26일 뉴욕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푸정화(傅政華) 공안부 상무부부장이 자신에게 6천만 달러(693억 원)를 요구했으며 자신의 홍콩 별장을 강탈하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또, 궈원구이는 부패혐의로 구금된 경쟁자 리여우(李友) 전 베이다팡정(北大方正)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내 강력한 후원자들을 갖고 있다며 자신과 리여우가 꼭두각시였을 뿐이라며 자신들의 분쟁이 배후 실력자들 간 권력투쟁의 일부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푸정화 상무부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오른팔이었던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글 작성자는 궈원구이 역시 이처럼 복잡한 중국 최고위층의 '후원' 관계를 갖고 있는 탓에 권력투쟁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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