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들, 트럼프 '反이민' 정책 한목소리 비판

입력 2017-02-03 16:02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트럼프 '反이민' 정책 한목소리 비판

"종교 다르다는 이유로 무슬림 고립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반(反) 이민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나흘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리는 제16차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례회의에 모인 많은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증오와 배제의 담론 아래 이뤄지는 차별, 난민 위기, 터무니없는 이민자 거부가 겁먹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고, 모든 색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인종이고, 같은 기원을 가진 단일 운명체"라고 강조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발언은 중남미와 무슬림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2011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예멘의 언론인 겸 인권운동가 타와쿨 카르만은 "우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하며, 폭력과 인종차별을 끝내고 싶다"면서 "트럼프 씨,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무슬림을 고립시킬 수는 없습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강조했다.

198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인권과 외교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미국인과 멕시코인, 그리고 전 세계가 '미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라크와 시리아 등 7개 이슬람권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고, 난민의 미국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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