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날벼락 '더블유' 석달전엔 '모르타르' 사고

입력 2017-02-03 14:06
콘크리트 날벼락 '더블유' 석달전엔 '모르타르' 사고

지난해 11월초 인근 아파트 100여 가구에 피해…1주일 청소 작업

전문가 "안일한 고층건물 공사 관리, 치명적 인명피해 낳을 것"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난 2일 타설 중인 콘크리트가 떨어져 차량 14대 파손을 야기했던 부산 남구 '더블유 아파트' 공사현장 탓에 불과 석달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부산 남구청과 더블유 아파트 시공사이자 시행사인 아이에스 동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발생한 모르타르가 공사현장 바로 뒤에 있는 GS하이츠자이 아파트 단지로 날아갔다.

해당 아파트의 301동과 303동을 중심으로 최소 100가구 정도의 유리창과 외벽에 모르타르가 묻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타르는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섞어 반죽한 것으로 한번 묻으면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

아이에스 동서 측은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문제 삼자 작업 중 불어닥친 바람이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수습에 나섰다.

전문 청소업체가 외줄을 타고 피해 아파트 외부를 오가며 일주일 정도 모르타르를 제거했다.

당시 관할 남구청은 현장 상황만 파악하고 별다른 행정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 현장에서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되는 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지난해와 비슷한 사고가 올해 들어 또 발생했다.

이달 2일 오전 10시 2분께 공사현장 58층에서 타설 작업이 이뤄지던 중 콘크리트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공사장 주변 대남로터리에서 이기대 방향으로 주행하던 차량 14대가 콘크리트 조각에 맞아 파손됐다.

2대는 차량 지붕창(선루프)이, 1대는 앞 유리창이, 나머지는 차량 외부가 긁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진 차량 위에는 성인 약지 손톱 크기의 콘크리트 조각이 여러 개 발견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이에스 동서 측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 때 그 아래에 설치한 안전망에 묻은 콘크리트 일부가 바람에 날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석달 만에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콘크리트 타설 현장에서 간혹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공사현장 근처를 지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며 "지난해 모르타르 사고 때 재발 방지대책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은 바람이 건물에 부딪힐 때 건물에 발생하는 풍하중이 크기 때문에 세심한 현장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부경대 건축공학과 정철우 교수는 "고층건물 공사 시에는 작은 낙하물이라도 발생하면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지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며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당부했다.

남구청은 이번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과 과실 여부가 드러나는대로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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