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엔터주 '큰손', 코스닥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조사(종합)

입력 2017-02-03 12:06
수정 2017-02-03 17:53
[단독]엔터주 '큰손', 코스닥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조사(종합)

명동 사채업자 등 주가조작단 덜미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안홍석 기자 = 증권가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코스닥시장 '큰손'이 사채업자 등과 공모해 2014년 전후에 상장사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사법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투자업체 대표 원 모 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원 씨는 사채업자 등 주가조작단과 공모를 통해 상장사 주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원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원 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도주한 상태다.

검찰은 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명동 유명 사채업자 최 모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 씨는 손대는 코스닥 상장사마다 주가가 크게 올라 대박을 내 증권가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원 씨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 씨는 2014년부터 YGPLUS, 아이오케이[078860], 초록뱀[047820], 웰메이드예당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매번 투자이익을 거두면서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대부로도 불린다.

원 씨는 그해 홈캐스트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설립된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는 최대주주가 에이치바이온으로 변경되면서 2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에이치바이온은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인 바이오 회사다. 원 씨는 2014년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식을 확보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매입가의 두 배 이상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씨 부부가 홈캐스트 투자로 얻은 차익은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원 씨는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상장사에 경영 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차익을 내고 나면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투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코스닥 큰손과 명동 사채업자 등 5∼6명이 연루됐다"며 "지금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또 홈캐스트와 연예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들은 과거 원씨가 과거 투자한 이력이 있을 뿐 현재는 주주가 아니거나 아예 관련이 없는 종목들이 대부분이며 이번 사건과 회사는 무관하다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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