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백신에 지카걱정 뚝"…동물실험 괄목할 성공
네이처 게재 논문…'한방에 끝' 피부아래 나노입자 주입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신생아의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를 억제할 혁신적 백신이 곧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유전 물질을 토대로 만든 한 백신을 접종한 결과 실험실 동물들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이 연구에서 실험에 동원된 쥐는 이 백신을 한 차례 소량 주입받고 지카 바이러스에 5개월간 노출됐지만 감염되지 않았다.
원숭이 5마리도 이 백신 접종을 받고 5주 동안 지카 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 연구 논문의 수석 저자인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교수는 "이 백신 후보는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지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구사할 유력한 전략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백신은 메신저 리보 핵산(mRNA)이라 불리는 변형된 유전자 물질을 토대로 생성됐다.
신체는 대체로 이질적인 RNA를 쫓아내지만, 와이스먼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은 면역 체계 레이더망을 통과해 인간의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다.
이 백신은 세포의 단백질 생성 조직에 통합되고, 생(生)바이러스 백신의 활동을 흉내 내 면역 반응을 형성한다.
현재 몇몇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는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 있는데, 이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나은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유지 기반의 나노 입자로 혈관에 전달되기 때문에 피부 바로 아래 주입할 수 있어 관리가 쉽고, 오직 한 번만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RNA 기반의 백신은 안전성 우려를 낳는 생바이러스 백신과 달리 자기복제를 하지 않아 인간의 유전자 체계에 통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진은 임신한 동물과 뱃속 생명체에 추가 실험을 진행해 백신의 효용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한편, 지카 바이러스는 2015년 중반, 브라질 등 남미를 중심으로 대거 출현했으며, 감염자는 전 세계에서 150만명을 넘어섰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감기에 걸린 것과 같은 증상을 보이며,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1월 약 9개월 만에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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